[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주전과 백업 조화에 미래 달려

올시즌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는 지난 3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분위기이다. 너무 조용하다. FA의 영입도 없고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지지 부진하다. 다만, 감독의 유임과 신임 단장의 영입으로 인한 이슈가 전부인 상태이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윌린 로사리오와 재계약을 통해 외국인 타자 자리를 채웠다. 로사리오는 장, 단점이 뚜렷한 선수이다. 올시즌 초반, 한국 무대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이내 적극적인 모습으로 훈련을 거듭해 믿고 쓰는 한화이글스표 외국인 타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포지션의 제약으로 인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말이다.

외국인 투수 두 자리와 부상 선수들의 재활과 복귀에 대한 물음표가 많이 존재하는 투수진과는 달리 야수진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김성근 감독의 선수 운영의 묘가 석연치 않다면 가진 자원 대비 활용도의 효율성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진 자원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김성근 감독의 야수 운영에도 탄력적인 움직임과 미래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2017년 시즌이다.

우선 무릎 수술을 한 정근우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용규, 두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의 건강한 복귀가 중요하다. 또한 이들은 2017 시즌이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개인 성적이나 팀 성적이 중요할 것이다. 이들이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2017 시즌에서 개인과 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2018년 역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두 선수를 볼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로사리오와의 재계약을 통해 올시즌과 마찬가지로 중심타선의 강화와 김태균의 타석에서의 부담은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포지션 중복에 대한 고민은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로사리오 뿐 아니라 김태균, 신성현, 김회성까지 1루 수비를 봤던 한화이글스이다. 여기에 외야 수비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한 김경언도 1루 백업 요원이 될 수 있고 젊은 김주현도 성장을 위해 출전이 불가피하다. 거포 김태완이 팀을 떠난 이유도 포지션 문제가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어떤 복안을 갖고 1루와 지명타자 이 두 자리를 활용할지 주목이 된다.

한화이글스의 2016년 가장 수확 중 하나는 바로 대형 유격수 하주석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제는 2017년 시즌 한 단계 도약하는 하주석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건재한 정근우와의 키스톤은 안정이 된다. 하지만 역시나 백업의 문제가 크다. 2017년 우리 나이로 36살이 되는 정근우의 체력은 우려가 된다. 무릎 수술을 받아서 그 동안의 통증은 사라졌겠지만 풀시즌을 뛰기엔 체력적인 어려움이 많다. 주로 유격수를 보던 강경학이나 최윤석의 성장과 투입이 절실해진다. 여기에 오선진은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요긴하게 활용을 해야 한다. 또한, 송광민이 지키는 핫코너도 신성현과 김회성이 각성을 해서 강력한 백업 요원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최근 신성현은 외야로의 전환도 고려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동계훈련을 끝내봐야 알 수 있는 일일 뿐이다.

이용규가 버티고 있는 외야는 좌, 우 코너의 수비가 약해도 너무 약하다. 물론 양성우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경험이 일천한 선수이고 수비와 주력은 좀 더 성장을 해야 한다.  어깨 부상을 당했던 최진행이 복귀하고 타격이 좋은 김경언과 이성열이 있지만 수비에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이용규의 수비 범위가 아무리 넓다 해도 좌, 우 코너를 모두 커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젊은 수비 스페셜리스트 백업 요원을 키워야 한다. 바로 이동훈과 강상원이다. 대수비와 대주자로 이 젊은 선수들에게 반드시 경험치를 선물하는 2017 시즌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방마님 포수. 2016년 차일목의 깜짝 활약으로 다행히 큰 무리는 없었지만 역시나 차일목도 노장이기에 한 시즌을 맡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조인성과 허도환, 정범모. 조인성은 은퇴해도 무방한 베테랑이고 허도환도 젊은 선수는 아니다. 만년 유망주 정범모도 이제는 30줄에 들어섰다. 물론 시즌에 들어서면 차일목과 허도환이 주전으로 나서겠지만 박상언, 지성준 등 젊은 포수들도 분명 포수 마스크를 써줘야 한다.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정리를 해보자면,

한화이글스의 2017년 야수진은 주전보다는 백업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시즌 성적 뿐 아니라 미래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성적과 미래를 다 잡기 위해서는 김성근 감독의 야수 운영이 빛을 발해야 할 것이다.

주전: 포수 차일목, 1루수 로사리오, 2루수 정근우, 유격수 하주석, 3루수 송광민, 좌익수 최진행, 중견수 이용규, 우익수 양성우, 지명타자 김태균

백업: 포수(허도환, 조인성, 정범모), 내야수(오선진, 신성현, 강경학, 김회성, 최윤석, 김주현), 외야수(김경언, 이성열, 이동훈, 강상원)

물론 여기에 언급된 선수들이 모두 엔트리에 들어갈 순 없다. 통상적으로 14명의 야수가 엔트리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언급된 선수들 뿐 아니라 자신의 기량과 팀 성적의 향상을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는 선수들도 언제든 기회는 열려있다. 2017년을 달굴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을 기대해본다.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년을 준비하고 있을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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