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계약 만료? 노조 탄압 못한 책임?

지난해 12월 21일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이 발령한 인사 명령을 두고 병원 안밖에서 시끄럽다.

을지대병원 측은 지난해 1월 1일 채용했던 김동기 행정부원장을 재계약 대상자에서 제외시키고 12월 31일자로 퇴직처리했다.

부임 1년 만에 김 전 부원장은 병원을 떠나게 된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이 을지대병원에 채용됐을 당시 3개월 전 을지대병원 노조가 결성됐고, 병원 노조에서는 노조 파괴를 위해 김 전 부원장을 임명한 것으로 보고 ‘임명 철회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이 컸다.

노무사 출신의 김 전 부원장은 1996년 대전성모병원, 2006년 부천 세종병원, 2012년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2014년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등 노사가 극한으로 대립했던 현장에 특별채용 형태로 항상 사측 편에 서 있었다는 게 당시 노조 측의 주장이었다.

병원 내부에서는 김 전 부원장의 갑작스러운 퇴직 처리가 지난해 노조파업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병원 측이 지난해 12월 황인택 전 병원장의 퇴직과 이미영 간호부장의 면직 처리도 같은 책임으로 병원에서 내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을지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노조 탄압을 위해 채용됐지만 파업 기간이 지날수록 파업에 참가하는 노조원들의 수가 증가했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을지대병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것 등 노조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내보낸 것이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이어 “이 전 간호부장 역시 간호사들의 파업 참여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면직 처리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일개 소문이라는 입장이다.

병원 인사팀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일반적인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퇴직이다”고 강조하며, “채용 당시 1년만 일을 하기로 하고 계약서를 작성했고, 병원 노조에 대응하지 못해 퇴직당했다는 소문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현재 부원장직은 공석인 상태로 방금식 인사팀장이 직무대리 중이며, 이미영 전 간호부장은 을지대학교 교수로, 그 자리에 윤혜성 간호팀장을 임명했다.

<디트뉴스 24>는 김동기 전 부원장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 되지 않았다.

병원 노조는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을지대병원노조 신문수 지부장은 “18년여 만에 다시 결성한 노조에 대응하기 위해 김 전 부원장을 영입한 것은 노사 간 갈등만을 고조시켰다”며 “정상적인 노사관계로 거듭나기 위한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병원과 상생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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