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감사’ 두드리는 박종준...세종시 지역사회 "촛불민심 역행" 반발

지난해 1월 14일 대통령기록관 개관식 참석을 위해 세종시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세종시 출마를 선언한 박종준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만나 격려하고 있는 모습.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박종준 당시 예비후보는

박종준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이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7일 밤 11시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제작팀은 “최순실을 모른다”고 줄곧 주장해 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초임검사 시절부터 재벌가인 처가를 통해 ‘최순득-최순실’ 자매와 인연을 맺어왔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프로그램 후반부, 제작팀은 우병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를 지적하기 위해 현 경찰청 고위간부가 청와대 재직시절 사용했던 업무노트 11장을 공개했다. 제보자가 2016년 초 직접 촬영한 내용이다.

여기에는 우병우 전 수석이 감시해야 할 청와대 내부에서 경찰 인사청탁이 공공연히 이뤄졌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청와대 경호실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작진은 “(인사를) 추천한 사람 명단에 경찰고위직,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 현역 국회의원 등의 이름이 적혀있다”며 이름을 가린 채 성과 직책으로 그 명단을 공개했다.

제일 첫 줄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박00 당시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다. <아래 사진 참고>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이명박 정부 마지막 차장인 서성동씨가 약 3개월 정도 맡았지만, 박종준 전 차장이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아 2015년 10월 5일까지 2년 이상을 일했다.

이후 경호실 차장직은 이영래 직무대리, 현 차장인 이영석씨가 맡았기에, ‘박00’은 박종준 현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 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권오중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그런 썩은 인물들이 대통령을 경호하고 있었다고 생각해보세요. 무슨 경호가 됐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종준 위원장은 청와대 근무경력을 ‘친박’으로 포장해 지난 4·13총선 당시 세종시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지만 이해찬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을 맡아 조직 재정비 등에 나섰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고 있다. 이른바 ‘우병우 사단’의 일원 아니냐는 의혹이 그 핵심이다.

이 와중에 박종준 시당위원장이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직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지난 연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발표 자료에 박 위원장이 포함된 것. 위원회는 당시 박 위원장이 철도공사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세종시 지역사회는 이 같은 박 위원장의 공기업행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박종준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이 청와대 근무시절 경찰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온 만큼, 실체규명이 우선 필요하다”며 “온 국민이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연관됐다는 의혹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처장은 “이 엄중한 시기에 박 위원장이 공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더 더욱 큰 문제”라며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에서 촛불민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디트뉴스24>는 경찰 인사개입에 대한 입장,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직 공모에 대한 입장 등을 듣기 위해 박종준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에게 수차례 전화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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