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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위한 조례의 역할

[기고] 황인호 대전시의회 의원

황인호2017.01.09 09:04:59

행정의 큰 틀을 세 부문으로 나눈다면 환경과 개발, 그리고 복지라고 볼 수 있다. 이중에서 복지는 오늘날 ‘웰빙’ 개념에서 더 확대되어 ‘로하스’(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포괄해 가고 있다. 로하스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이나 환경이 함께 즐거워지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웰빙이 특정인에 대한 복지개념이라면, 로하스는 타인을 비롯해 환경적인 문제까지 생각한다. 따라서 로하스식 복지는 이미 친환경적 개념이다.

▲황인호 대전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동구1)

게다가 요즈음 개발에 대한 생각조차 세계적으로 ‘슬로우 시티’를 겨냥하고 있다. 슬로우 시티는 ‘느리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데, 그동안은 앞만 보며 정신없이 살다보니 ‘영혼 없는 도시민’만 양산해왔던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빈부의 격차인들 그저 못난 ‘네 탓’이었다.

그러나 천천히 가도 함께 가는 삶의 방식에는, 무차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영혼 없는 지난날의 삶에 대한 반성이 담겨있다. 이래서 환경-개발-복지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담겨지고 만다. 장애인 복지는 다양한 사회복지 중에서도 크게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늙으면 모두 장애인이 되고, 네 집중 한 집 꼴로 장애인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장애 없는(barrier free) 세상에 대한 희구는 인간애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복지예산으로 얼마 할당할지는 집행부와 의회 의지에 달려

지방자치가 성숙되면서 이러한 조례를 위하여 발전적인 제언을 한다면 첫째, 예산이 남을 때 장애인을 지원한다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복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복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증액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때 모든 복지비용이 함께 늘어날 수 있지만, 전체예산의 몇 %를 복지예산으로 할당하듯이, 전체 복지예산의 몇 %를 장애인 복지예산으로 할당할 것인가는 집행부와 의회의 의지에 달려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조례인 것이다.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놓으면, 단체장이나 의원들이 바뀌어도 행정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시책사업과 별개로 복지기금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노인복지기금이니 장애인복지기금이니 하는 것이 그런 것인데, 이들은 적은 예산을 적립해 놓고 많은 사업을 뭉뚱그려 놓곤 한다. 그러니 마치 푼돈 쓰듯이 하는 경우가 많아 별 의미가 없다. 그리고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자칫 특정 장애인(단체)을 위한 선심성 예산으로 집행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장애인복지기금이라고 하더라도, 중·단기사업의 목적을 분명히 하여 목적사업별 기금운용이 되도록 조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중증장애인을 위한 생계지원이나 장애인 근로작업장 지원, 또는 장애인 직업재활을 위한 기금 등으로 조례를 정하여 사업의 범주를 특성화시키는 것이다.
 
셋째, 지자체의 복지시책은 여전히 중앙정부의 시책에 대응하여 끌려가는 경향이 많다. 어쩌면 정부에서 각종 다양한 시책을 구상하여 내려 보내면, 매칭펀드 형식으로 마지못해 따라갈 수밖에 없기도 하다. 때로는 이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로서는 죽을 맛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지못해 끌려가느니, 차라리 지자체에서 선수 쳐서 시책을 구상하여 일을 벌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조례로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보건복지부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전국적으로 확대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느 한 지자체의 특이조례가 전국의 장애인복지를 변환시킬 수 있다는 착상은 주목할 일이다.

장애인 의식전환 위해 제도적 장치인 조례 먼저 제·개정 필요

넷째, 요즈음을 ‘유비쿼터스 시대’니 ‘유니버설디자인 시대’니 ‘로하스 시대’니 하곤 한다. 곧 차별성과 복잡성을 지양하여, 모든 사람에게 편하고 친숙한 사회를 지향하고픈 것이다. 이에 걸맞게 최근 많은 조례들이 취약계층들을 위한 눈높이로 제·개정되고 있음이 눈에 띈다. 장애인 주차지역 보호나 건축물에서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사전점검, 공공장소에서의 장애인 관람석 지정, 그리고 웹 접근성 지원 조례 등이 그러하다.

특이한 것은 이렇게 열거한 조례들이 이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그리 큰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흔한 표현으로 패러다임의 전환만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해보지도 않고 생뚱맞게 예산 타령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 수밖에 없다. 의식전환을 위해서 제도적 장치인 조례를 먼저 제·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복지가 나날이 확대되어 가는 추세를 반영한다면, 장애의 종류에 따른 각종 복지사업을 위한 조례 개발이 필요하다. 법적 근거인 조례가 있는 곳에 복지가 있음이 자명하다면, 장애유형에 따른 조례들이 다양하게 잉태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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