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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문재인 비판에 인색한 '안희정'

[디트의눈] 문재인 앞에서 작아지는 모순의 정치학

류재민 기자2017.01.09 11:41:23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오른쪽)가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신이 속한 민주당과 친노세력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 모순이란 지적이다. 자료사진.

모순이다. 정당정치를 하자면서 자기가 속한 당에 대한 비판에 인색하다. 말로는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라고 해놓고 ‘문재인’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계파정치는 안된다면서 친노(친노무현) 세력과의 선긋기는 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주자인 안희정(51) 충남지사 얘기다.

안 지사는 오는 2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시대’를 교체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본선에 앞서 열리는 당내 경선을 통과할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문재인’이란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당내 현안을 바라보는 안 지사의 자세다. 그다지 깊은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다시 말해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정당정치' 내세우며 자당과 문재인 비판에 '인색'
  

쉬운 예는 당연구소(민주연구원)에서 나온 개헌저지 보고서 논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헌논의 배경과 전략적 스탠스’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구축이 대선 승리에 위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대선 후 개헌을 약속한다 해도 대선 뒤 경제 위기나 각종 현안으로 개헌 추진 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명시했다. 대선 후 개헌을 공약하더라도 개헌이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란 당내 비판이 일면서 파문으로까지 이어졌다. 당내 대권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사당(私黨)화, 패권주의에 대한 염려가 커졌다”며 문 전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은 모든 당원의 정당인데, 특정인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개헌문건 파문에 "오해", 당 지도부·문재인 편들기

김부겸 의원도 당내 일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에게만 친전(親展) 형태로 이 보고서가 전달됐다는 보도와 관련 “당의 공식기구인 민주연구원이 벌써 대선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편향된 전략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비판을 했다가 3000여 통의 항의 ‘폭탄문자’를 받고 전화번호까지 바꿔야 했다. 비문(비문재인)계는 문 전 대표의 대선캠프가 이를 제지해주지도 않고, 오히려 부추기는 분위기가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안 지사는 이에 대한 입장 표명에 소극적이었다. 안 지사는 지난 3일 해당 문건 파문이 있은 다음날(4일) 오후 대전MBC 라디오에 출연해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당 정책연구원이든 어디든 여러 가지 보고서가 각각의 입장에서 불만이 있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정책연구원에서는 이런 저런 논의를 다 다루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런 점에서 당 정책연구원에서 만들어지는 브리핑이 제 견해랑 좀 다르더라도 다양한 의견들을 연구하는 연구원이니까 당연히 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의 공식 당론도 아니고요.”

이날 안 지사의 워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보고서 문건 파문에 대해 깊숙이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안 지사의 워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오해”라며 “추미애 대표와 당 지도부가 각각의 오해들을 풀기 위해 나서야 될 주제”라고 말했다.

절박함 안 느껴지는 언행, 어차피 차차기라서?

박원순 시장이 비판한 “문재인 패권주의는 청산돼야 할 기득권 세력”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그건 박원순 시장을 만나서 문제의식을 좀 더 정확히 들어봐야 되겠다. 어떤 점이 당 운영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문재인 후보와 그 패권적 당 운영의 문제인지를 같이 공유해 주셨으면 한다”며 문 전 대표를 감싸듯 한 뉘앙스를 풍겼다.

결정적으로 문 전 대표와 비교해 대권 후보로서 자신만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도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안 지사는 “유독 문재인과 안희정을 비교해서 그것의 차별성을 묻는데 박원순, 이재명, 김부겸 다 저마다 독특한 리더십과 그들의 철학이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지사는 지난 8일부터 논의에 들어간 경선 룰과 관련해서도 “당 지도부의 뜻에 맡기겠다”며 백지위임했다. 이에 대해서도 차기를 노리고 있어 절박함이 덜 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 “당 지도부와 동지들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는 최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나 손학규 전 대표, 이재명 시장, 유승민 의원 등 당 내외 유력 대권 후보들과 타 정당을 향해 서슴없이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나 자당(自黨)에 대한 비판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안 지사에게 ‘친노세력’, ‘차차기’, ‘스페어타이어’, ‘페이스메이커’란 수식어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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