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시험에 비싸진 응시료

운전면허 시험이 강화된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면허 취득을 위해 시험장을 찾는 응시생들이 급감했다. 사진은 면허 시험이 개편되면서 기능코스에서 추가된 직각주차(T자 코스).

운전면허 시험이 강화된 이후 운전면허시험장을 찾는 응시생들이 급격히 줄었다.

평소에는 대학생들이 겨울방학을 시작하는 12월 말부터 면허시험장에는 응시생들로 가득차야 하지만 9일 시험장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시험이 강화된 이후 학원비가 상승한데 반해 합격률이 하락했고, 경제 사정도 나빠지면서 급한 경우가 아니면 면허를 따려고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다.

이날 대전시 동구의 운전면허학원 장내기능시험장에는 이전과는 다른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불면허’가 시행되기 전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북적이던 지난해 12월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1종 보통 면허 기능시험 응시를 위해 학원을 찾은 김 씨(21·대전시 문화동)는 “작년 시험이 쉬웠을 때 면허를 딸걸 그랬다”며 “지금은 기능시험 코스도 늘어나고 필기시험도 어려워져서 한 번에 붙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날 찾은 운전면허학원은 면허시험 개편 전 하루 100여 명에 달했던 응시자가 개편 후 하루 30여 명으로 급감했다.

운전면허 학원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현재는 운전면허취득이 까다로워지면서 면허 취득을 위해 상담을 하시다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몇몇은 시험이 다시 쉬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대전운전면허시험장 기능시험장 전경.

운전면허 응시자 수가 하락한 것은 응시료 상승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지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53만 원(1종 보통 면허시험 기준) 정도의 응시료를 냈지만 현재는 약 15%가 오른 61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이는 운전면허 시험이 개편되면서 장내 기능시험 의무교육시간이 기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었고, 기능시험 코스도 추가됐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상담을 받은 이 씨(23·대전시 용두동)는 “회사에 다니느라 운전면허 취득을 미뤘는데, 지금은 시험도 어려워졌고 가격도 올랐다”며 “빨리 면허시험에 등록할 걸 그랬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학원 관계자는 “의무 교육시간과 기능시험 코스가 늘어나면서 학원비가 오른 영향도 있어 보인다”며 “몇 개월은 지나야 이전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운전면허 시험이 개편되고 첫 시행일인 지난달 22일 10%를 기록했던 장내기능시험 합격률은 현재 20%로 상승했다.

T자 코스, 경사로가 없었던 ‘물면허’ 시험의 합격률은 90%에 달했다.

운전면허 학원 관계자는 “응시생들이 바뀐 시험에 적응하면서 합격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올 하반기쯤에는 합격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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