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찬의 꿈과 희망이야기]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객원 논설위원

클라우스 슈밥을 비롯한 27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저술한 ‘제4차 산업혁명’이란 책이 있다. 기존의 책들이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일어날 변화와 신기하고 낯선 기술적, 환경적, 사회적 변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제4차 혁명으로 인한 변화와 현실적인 문제들, 그리고 파생적 고민들을 담았다. 

제1차 산업혁명은 화석연료가 사용되어 발생했고, 제2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 발전과 자본주의 등장으로 발생했으며, 제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과 재생에너지 출현의 결과로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혁명은 일정 시점이 지난 후 그를 판단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이전과 이후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면, 그것을 혁명이라 한다.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객원 논설위원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과 다르다. 그것을 미리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업이 미리 완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보다는 고객과 함께 제품을 양산할 것이라 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개인용 제조는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인공지능 도입이 큰 변화의 주체가 될 것이다. 당면한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은 제4차 산업혁명뿐이라고 단언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의 주장처럼, 제4차 산업혁명에 제때 승선하느냐 못하느냐가 미래의 승패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제4차 산업혁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지난해 알파고가 인간의 지능을 이기고 바둑에서 승리한 것은 제4차 산업혁명이 장차 보여줄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책에서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차량,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 저장, 양자컴퓨팅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이끌 미래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제4차 혁명의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여부일 것이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이를 참고하여 곧 다가올 혁명적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성공의 핵심은 아이디어 창출

제4차 산업혁명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핵심은 아이디어의 창출에 좌우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희소성 자원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혁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디지털 기술은 일반적인 노동력과 자본재를 점점 더 흔하고 무가치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혁신적 아이디어에 대한 더 많은 보상이 창조자, 혁신가, 또는 기업가에게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흐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다보스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 적응 순위는 25위라고 한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 기술, 교육, 인프라, 법적 보호 수준 측면에서 미흡하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다. 우리는 제1,2차 산업혁명에는 늦었지만 정보화 혁명이라고 불리는 제3차 산업혁명은 성공적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제3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과 열정으로 제4차 산업혁명도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 즉,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획일성, 경직성을 다양성, 유연성으로 바꾸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아이디어 창출자가 더 많은 부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금보다 더 심한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의 신기술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게 되면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계층 간 분화가 심화될 수도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유토피아가 아니라 어쩌면 디스토피아에 가까울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공지능 등 신기술로 인해 인간 일자리 점점 사라져

실제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빠르게 인간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상상력과 소프트웨어 기반의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상상력과 혁신디자인을 통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융합과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컴퓨터의 엄청난 연산능력과 빅 데이터의 활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인간이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법률적,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아도 사회가 양극화되고 중간층이 몰락하면 그 사회는 어김없이 혼란과 불안의 연속이 되었다. 신기술 자체만으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결국 성인들 대다수가 안정적으로 고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기존의 사회안전망과 복지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자동차의 등장으로 사라진 교통수단이었던 말의 불행을 인간이 반복하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하여 받아들이는 입장이나 생각이 각자 다를 수 있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제4차 산업혁명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이자 동시에 인류의 미래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회와 위협, 즉 빛과 그림자라는 양면적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그림자가 아닌 미래의 빛을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은 우리들 각자에게 달려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모든 것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매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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