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동으로 거리 활성화 나서, 건물주들 3년 간 임대료 동결 약속

1993년 대전목척교 주변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 상가의 분수대 모습.

대전 사람이라면 누구든 대전원도심의 중심 은행동거리를 가봤을 것이다.

이곳은 한때 ‘대전의 명동’이라 불리며 제일극장, 예술극장, 명화극장, 대전극장, 서라벌극장을 비롯해 홍명상가 앞길엔 수정아트홀, 유락동 코파카바나, 르네상스 등 대전지역의 문화예술의 산실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이와 함께 인근에는 동양백화점, 중앙데파트, 홍명상가, 대전백화점, 중앙로지하상가 등이 있던 명실상부한 대전의 중심상권으로 가장 화려한 번화가였다.

그중에도 대전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가 인접한 제일극장통은 대전극장통과 이어져 있어 영화상영이 끝나면 넘쳐나는 인파로 거리가 온통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90년대 신도심개발과 공공기관 이전으로 원도심공동화가 시작됐고, 충남도청이 이전하고난후 급격히 침체되면서 대전극장을 비롯해 여러 극장도 사라진 상태다.

지금은 전국 유일하게 극장하나 없는 시내로 전락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초에는 건물공실률이 약60%에 달했으며 전년 12월 기준 공실률이 80%에 육박했다.

(구)제일극장 거리 내 한 상가 창문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민·관이 합동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18일 은행동 상가발전협의회와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대전광역시, 대전시 중구는 업무협약을 맺고 (구)제일극장 거리를 활성화하는데 뜻을 모으기로 했다.

협약식에는 은행동 상가 건물주들과 임차인, 권선택 대전시장, 박용갑 중구청장, 김종천 대전시의원, 김태호 은행동 상가발전협의회장 등 관계자 1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구)제일극장 거리는 ‘케미스트리트’(Chemi-street)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며 다양한 거리활성화 계획이 진행된다. 대전시와 중구는 가로환경정비시설사업 및 관리 등을 추진한다.

특히 은행동 상가발전협의회는 (구)제일극장 거리 상점가의 임대료를 3년간 동결하고 이후 3년간은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맞춰 임대료를 산정하며 주차와 청소, 방범 등의 운영을 주도적으로 관리한다는 내용을 협약서에 담았다.

이를 통해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이 떠나는 현상과 상가 공실률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세련된 테라스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등 남녀노소, 외국인과 여행객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상점가 및 청년들을 위한 창업공간으로 탈바꿈 한다.

김태호 은행동 상가발전협의회장은 “지난해에 비해 최근 임대료가 최고 200만원까지 낮아진 상태로 거리활성화에 따른 임대료 상승을 억제해 안정적인 영업을 보장하고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권선택 대전시장은 “(구)제일극장 거리는 오랫동안 대전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거리였다”며 “앞으로 민·관이 함께 (구)제일극장 거리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갑 중구청장도 “이번 협약이 (구)제일극장 거리가 부활하는 촉매제로서 젊음과 열정, 행복이 가득한 문화의 거리로 새롭게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협약의 내용이 중앙로 원도심 상가로 확산돼 원도심 전체상권이 살아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제일극장 거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태호 은행동 상가발전협의회장, 권선택 대전시장, 박용갑 중구청장,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송복섭 센터장.

구)제일극장 거리 건물주 대표와 임차인 대표가 상생발전을 위한 선서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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