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박근혜, 반기문 팬클럽과 차이" 3번째 의견서 제출

검찰과 권선택 대전시장간 법리공방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 세번째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 의견서를 통해 권 시장이 정치활동을 했음을 집중 주장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참여한 포럼은 노사모나 박사모, 반딧불이 같은 팬클럽과 활동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검찰이 권선택 대전시장을 향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검찰은 최근 권 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담당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해 10월 파기환송심이 시작된 뒤 벌써 3번째 의견서다. 다음 달 6일 권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함께 파기환송심 변론이 종결될 예정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검찰의 최종 입장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세번째 의견서에 담은 내용은 지난 16일 5차 공판에서 이동수 검사가 재판장의 요구에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면서 공개됐다.

이 검사는 "이 사건 포럼(사단법인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 설립 준비 과정부터 권 시장이 관여한 정황이 있다"며 "포럼 사무처장 등이 권 시장에게 설립 준비 등을 보고했고 (권 시장은)김종학 전 보좌관을 통해 포럼 회원 명단 확보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시장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낙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뒤 2014년 지방선거때까지 진행한 정치 활동 중 포럼 이외의 정치 활동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포럼을 통해 정치활동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도 파기환송하면서 정치 활동에 소요된 비용에 대해 재심리를 요구했다"며 "회비 명목으로 정치 자금을 수수했으며, 권 시장의 시장선거 당선을 위한 정치 활동에 회비가 실제 사용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인인 권 시장이 포럼을 통해 유권자인 시민을 상대로 이미지 제고 및 인지도 향상을 위한 정치 활동을 벌여 그 결과 선거 당선으로까지 이어졌으며, 그런 정치 활동에 포럼 자금이 소요됐다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 게 검찰측 주장이다.

이 검사는 이같은 주장을 펼치며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조직을 예로 들었다.

그는 "노사모나 박사모, 반딧불이 같은 자발적인 정치인 팬클럽과 권 시장이 참여한 포럼은 차이가 난다"며 "노사모나 박사모, 반딧불이에는 정치인 당사자가 직함을 맡거나 같이 활동한 적이 없지만 포럼에는 권 시장이 설립 준비부터 고문을 맡고 모든 활동에 참여할 만큼 일반적인 팬클럽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권 시장의 정치 활동에 회비를 정치 자금으로 사용한 만큼 활동 목적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재판부를 향해 유죄를 요구하는 한편, "포럼의 대부분 행사에 참석한 뒤 얼굴알리기와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다보니 대전시민들은 권 시장의 당시 모습을 정치 활동으로 기억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검사는 이같은 추가 의견서 내용을 설명하면서 주요 증거에 대한 가치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 검사의 설명에 대해 권 시장측 변호인은 당황해 하면서 조만간 변호인 의견서를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영보 변호사는 검찰에서 제출한 주요 증거와 관련해 "(포럼 내부 문서는)내부적인 결재가 완성돼야 하지만 대부분 미완성인 문서가 자료로 제출됐다"며 "일부 자료는 오래전에 작성한 것이고 시장선거를 위해 포럼을 조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검찰측 주장을 반박했다.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포럼을 통한 권 시장의 정치활동을 주장해 온 검찰이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선후보의 팬클럽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히려 권 시장측에서 유력 정치인들의 포럼 활동을 거론하면서 무죄의 근거로 내세웠었다.

이르면 내달께로 예상되는 권 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과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간 치열한 법리공방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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