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열의 세계 속으로] <4>

트레비 분수
바티칸에서 중국식과 한식이 범벅된 퓨전(fusion)으로 점심을 먹은 뒤, 지하철을 타고 로마 시내로 들어왔다. 로마 시내의 지하철은 1959년 바티칸과 로마 시내까지 처음 개통했지만, 계속 발굴되는 유적 때문에 공사를 중지해서 지하철역은 전 시내에 겨우 4개에 그친다고 했다.

로마의 대중교통은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표를 한번 구입하면 100분 동안은 어느 것으로 환승해도 되는 것이 우리와 비슷했으나, 지하철은 우리보다 일찍 개통된 탓인지 약간 낡고 허술했다. 시내 지리에 익숙하지 않는 외국 관광객들은 이런 티켓 한 장만 구입하면 웬만한 곳은 쉽게 갈 수 있어서 퍽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승열 한국공무원문학협회 회장
바티칸에서 로마로 돌아오면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트레비분수(Fontana Trevi, Trevi Fountain)다. 지하철 A선 바베리니(Barberini)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인 트레비분수는 바로크 양식으로서 로마 시내에 있는 수많은 분수 중 가장 걸작이자 가장 유명한 분수다.

트레비란 세 개의 길이 만나는 삼거리라는 뜻인데, 전해오는 이야기는 로마 시대에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목이 말라 물을 찾아 헤매던 중 한 처녀가 알려준 곳을 따라가 발견된 샘으로서 처음에는 처녀의 샘(Acqua Vergine)이라고 불리다가 점점 삼거리인 트레비거리에 있다고 해서 트레비분수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로마 시내의 번화가인 트레비 구역 안에 가로 20m, 높이 26m의 트레비분수는 하얀 대리석으로 지은 나폴리 궁 팔라초 폴리(Palazzo Poli)의 벽면을 이용하여 새긴 역동적인 말과 거대한 남성 조각상이 우람차게 보인다. 분수는 1726년 즉위한 피렌체 출신의 교황 클레멘스 13세가 의욕적인 로마의 재개발 계획의 하나로 1453년 교황 니콜라우스 5세가 처음 만들었던 ‘처녀의 샘’을 부활하려고 공모하여 당선된 건축가 니콜라 살비의 작품인데, 착공한지 30여년만인 1762년 완성된 것이다.

분수의 물은 넓은 대양을 상징하고, 분수 한 가운데에는 대양(大洋)의 신 오케아노가 바다의 신 트리톤이 이끄는 마차에 올라타고 있는 조각상이 있다. 포세이돈의 양 옆에는 바다의 신인 반신반인(半神半人)의 포세이돈의 두 아들이 나팔을 불며 마차를 끌고 있는데, 거대한 말과 말들을 다루는 인간들이 좌우로 세워져 있다. 그중 왼쪽 순한 말과 오른쪽은 거친 말은 바다의 평온함과 험한 성질을 나타낸다고 했다.

트레비 분수의 물은 BC 19년 아그리파 황제 때 22km 떨어진 살로네 샘에서 이곳까지 우리나라 농촌의 논에 물을 대기 위하여 만든 것과 유사한 높은 도수로를 통하여 공급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분수는 아래에서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고 있다. 그것은 고대 성지에서 살던 귀족들의 물을 높은 곳에서 공급하는 수도장치 때문이다.

트레비분수는 바로크 양식으로서 로마 시내에 있는 수많은 분수 중 가장 걸작이자 가장 유명한 분수다.
로마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레비 분수는 뒤로 돌아서 동전을 한번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고, 두 번 던지면 연인과의 사랑이 이루어지며, 세 번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된다는 전설도 만들어졌는데, 맑은 물이 가득한 분수 밑바닥에는 세계 각국에서 로마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던진 형형색색의 동전들로 가득하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서양문화의 원류인 로마시내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한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에서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도 이곳에서 동전을 던졌고, 또 여주인공의 긴 머리칼을 자른 미장원도 지금까지 성업 중이라고 한다. 한편, 로마시 정부에서는 매년 이 동전을 모아서 불우이웃돕기에 쓴다고 한다. 트레비 분수는 야간에 분수 밑바닥을 오색조명으로 장치하여 더욱 아름답다.

로마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레비 분수는 뒤로 돌아서 동전을 한번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고, 두 번 던지면 연인과의 사랑이 이루어지며, 세 번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된다는 전설도 만들어졌다.

로마시내 관광도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