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재영의 리옹 리포트'를 시작하며

리옹역 앞 트램.

“왜 리옹이야?” 

트램 벤치마킹을 위해 리옹으로 출장을 간다는 나의 말끝에 반사적으로 튕겨져 나왔던 물음이었다. 

“내가 아는 한 리옹은 대전시가 추구해야 하는 트램정책의 방향과 가장 닮아 있는 도시다. 좀 더 파헤쳐 볼려고요”라고 대답했지만 실은 오랜기간 어떤 끌림이 있었다. 

그 동안 트램과 관련하여 많은 자료를 보고, 여러 도시들을 둘러보았지만 리옹만큼 영감을 준 도시가 없었던 탓일게다. 

실제로, 리옹은 2001년 트램을 도입하면서 시작한 대중교통체계 혁신으로 지난 10년간(2006-2015) 자동차보유율이 11% 감소하고, 자가용승용차통행량은 95년 대비 15%(분담률 41.9%)나 감소했다. 

반대로 대중교통분담률이 크게 증가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승용차분담률이 감소한다는 것은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힘들고 세계적으로 사례도 극히 드물다. 

더구나, 인구 140만명의 대도시가 아닌가? 이런 사실만으로도 리옹은 좀 더 깊게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필자가 이번 출장을 통해서 몇 가지 더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첫째, 트램에 대하여 정말 긍정적인가? 이 물음에 대하여 그 동안 많은 문헌을 통하여 검증에 검증을 거쳤고 그 결과가 대전시의 트램도입을 한 것이기 때문에 재론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긍정을 헤쳐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긍정이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전철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은 이유가 편리성이 아니라 무료요금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처럼 배경이 씁쓸하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로는 프로젝트 추진의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에 관심이 갔다. 대체적인 히스토리는 이미 알고 있는 터이기 때문에 그 속내가 궁금했다.

세 번째로는 좀 더 깊고 상세한 내용이 필요했다. 필자는 모든 일에서 부족한 2%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겉모양만 흉내내서는 절대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며, 그 2%가 전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재영 전 대전시 대중교통혁신추진단 부단장
더구나 트램과 같이 미답의 길이라면 더욱 조심스럽다.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부족하다면  전문가를 모셔와서라도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이고, 확실한 것이라도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해야 겨우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리옹에 머무르는 동안 공식적 미팅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트램과 버스를 이용, 아니 관찰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정류장 앞 커피숖에서 죽치고 있었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트램안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기도 했다. 좀 더 멋진 사진을 얻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하고자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가감 없이 쓰고자 한다.


* 3개월 전 이재영 박사는 리옹으로 떠나기에 앞서 <디트뉴스24>와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이 박사는 "리옹에 머물면서 프랑스의 트램 건설 노하우 등을 연구하고, 전문 인력들과 교류하면서 대전시에 접목 가능한 실행방안을 챙겨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리옹의 경험을 <디트뉴스24>에 전해주기로 약속했다. 이번 회부터 그 약속의 결과물을 공개한다. 아울러 외부기고자의 칼럼 내용은 본보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밝혀 둔다. <편집자> 


[이재영의 '리옹' 리포트] 연재 순서

1. 철저하게 이용자중심의 리옹의 대중교통
 -리옹의 소개, 대중교통현황, 트램노선, 요금구조

2. 트램중심의 대중교통혁신,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3. 그들은 어떻게 준비했나?
 -시민들은 현명했다!
 -도시교통의 틀을 바꾸는 밑그림은 기초중에 기초다.

4. 트램만 건설하면 교통문제가 해결될까?

5. 트램선로의 건설, 어떻게 이루어지나?
   - 트램선로가 중앙에만 놓인다고?
   - 4차로 도로에는 트램이 놓이면 안된다고?

6. 운영은 효율과 경쟁이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