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인생과 처세] <296>

인간관계의 지극한 도리는 인(仁)이라 하겠다.
仁(인)의 뜻을 글자로 풀이하여보면, 두(二)사람(亻)과의 관계에서 지극한 도리는 ‘어짊’이라고 풀이하여 볼 수 있다.
‘어짊’의 실천덕목은 나 자신보다는 남을 위하는 배려(配慮)라 할 수 있겠다.

유교의 키워드인 ‘인’(仁),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사랑’, 이 모두에는 자신보다는 남을 위하라는 배려의 실천덕목이 제시되어 있다.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오륜(五倫) 역시 배려의 덕목을 실천 강령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임금과 신하는 군의신충(君義臣忠)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부모와 자식은 부자자효(父慈子孝)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부부는 부화부순(夫和婦順)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형제는 형우제공(兄友弟恭)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친구는 붕우보인(朋友補仁)으로서 서로를 배려하라 하였다.
‘배려’의 실천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
어느 날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평생 실천하며 살아야 할 말 한마디를 청하자 공자께서는 ‘남의 처지에서 남을 동정한다.’는 뜻의 서(恕)자를 말씀하셨다.
그리고 덧붙여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하셨다.
내가 싫어하는 일은 다른 사람도 싫어한다.

그러므로 남에게 떠넘기지 말고 내가 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
그러므로 내가 먼저 하려 하지 말고 남에게 양보해야 한다.
이처럼 귀찮고 싫은 일은 내가하고, 귀하고 좋은 일은 남에게 양보하는 것 이것이 ‘배려’의 실천덕목인 것이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하고,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하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배려의 덕을 베푸는 것이요.
내 자신에게는 발전과 성공의 기회가 되는 것이요.
모든 사람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석삼조(一石三鳥)가 아니겠는가.

▴‘혈구지도(絜矩之道)로서 배려하라.’
‘혈구지도’는 사서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말로서 목수들이 집을 지을 때 ㄱ자 모양의 곱자를 가지고 정확한 치수를 재듯이 내 처지를 생각해서 남의 마음을 재고, 내 처지를 생각해서 남의 처지를 헤아리라는 뜻으로서 배려의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윗사람으로부터 받은 모멸적인 태도는 기분이 상한다.
만약 내가 아랫사람에게 똑같이 한다면 역시 기분이 상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랫사람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내가 아랫사람으로부터 받은 불손한 태도는 괘씸하다.

만약 내가 윗사람에게 똑같이 한다면 역시 괘씸할 것이다.
그러므로 윗사람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설문 조사결과에 의하면 직장에서 부하들은 상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업무능력에 대해 무시하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신이 제대로 하는 일이 뭐가 있어?”
“그따위로 할 거면 회사 때려치워”
또한 상사들은 부하들로부터 업무에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듯한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해 한다고 나타났다.

“제가 왜 이걸 해야 하죠?”“(한심한 듯)놔두세요. 그냥 제가 하겠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바로 혈구지도에 어긋난 행위로서 조직을 깨는 파괴범이 되는 것이다.
혈구지도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것이다.
상사는 부하, 부하는 상사의 입장에서, 동료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할 때 배려의 마음이 우러나온다.

그러할 때 조직원 상하는 원만한 관계가 이루어지고 상생 발전 할 수 있는 것이다.
배려의 마음은 굴기하심(屈己下心) 즉 자기를 굽히고 마음을 겸손히 낮추는 데서 나온다.
자기를 낮추는 굴기하심은 비굴이 아니다. 익은 벼이삭처럼 진정으로 깨달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깨달은 자의 여유가 아니겠는가.
성공하는 사람은 남을 배려하는 만큼 자신이 배려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 그렇다. 남을 편안하게 하는 미소의 배려, 작지만 생활 속에 실천해 봄이 어떨까 한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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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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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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