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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과 女 [67]

이광희2017.02.16 09:23:23

거친 호흡 속에 진한 취기가 묻어났다. 초란은 이제 죽었구나 생각했다.

진왕의 말 한마디면 자신의 목숨이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앉아있었다.

순간 진왕의 투박한 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휘잡으며 고개를 젖혔고 이어 거부할 수 없는 힘이 그녀의 입술을 뒤덮었다. 수염의 간지러움과 입술의 부드러움이 그녀를 목마르게 했다. 그럼에도 그녀의 입에는 맑은 샘물이 하나 가득 고여 들었다.

진왕은 그녀의 얇은 입술을 물고 단숨에 목마름을 풀어나갔다. 잘근잘근 깨물기도 하고 문드러지도록 짓이기기도 했다.

달짝지근한 취기가 코끝을 스쳐갔다.  

진왕은 한참 동안 그녀의 입술을 탐한 뒤 천천히 몸을 일으켜 다시 술잔을 기울였다.

“오늘은 술맛이 달구나.”

“…”

진왕은 초란의 가는 허리가 끊어질 듯 당기며 그녀의 가슴속으로 두터운 손을 거칠게 밀어 넣었다. 반항 할 수도 반항해서도 안 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얇은 숨을 토하며 맥을 놓고 진왕의 팔에 온몸을 내맡겼다.

진왕은 그녀의 앞가슴을 감싸고 있던 얇은 옥색 저고리를 화들짝 찢은 다음 이번에는 거친 숨을 그녀의 가슴에 내쏟았다.

너무나도 뜨거운 열기가 초란의 앞가슴을 녹였다. 인두로 가슴을 지져내는 것만큼이나 뜨거웠다. 진왕의 거친 숨이 그녀의 희디흰 앞가슴을 쓸고 지날 때마다 그녀는 생앓이를 했다.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가빠오는 호흡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됐다.

진왕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찾아드는 어린 아이처럼 그녀의 가슴에 매달려 한동안 긴 갈증을 풀어헤쳤다.

어머니.

진왕에게 있어 어린 시절 어머니는 유난히 감미로운 여인이었다.

조나라의 수도 한단에서 버림받았던 시절. 그때 어머니의 품은 더 넓은 풀밭이었고 양털보다 부드러운 이부자리였다.

의지할 곳 없이 단둘이 살을 비비며 살 때는 정말 어머니의 가슴 냄새가 좋았다. 우윳빛 살 냄새와 약초를 이용해 바른 향기 그리고 부드러운 감각은 돌이켜보아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녀가 다른 사내들의 냄새를 묻히고 다닐 때, 진왕이 느낀 어머니는 가시 돋친 장미였다. 거칠고 메말랐으며 향기롭지 않았다.

진왕은 단단한 이빨로 초란의 가슴 돌기를 지그시 깨물었다.

“아이 대왕마마.”

초란이 낮은 목소리로 고통을 호소했다.

어머니 조희는 진나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어머니가 아니었다. 물론 진왕역시 성장한 상태라 그녀의 가슴을 파고 들 수도 없었겠지만 그녀에게서 어머니의  따뜻한 훈기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왕비전을 찾아 문안인사를 여쭐 때 그녀의 눈빛에서 발견한 것은 암내 낸 들개의 색기 뿐이었다.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 같은 것은 애초에 있어 보이지 않았다. 진왕은 그 점을 서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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