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열의 세계 속으로] <9>

루브르 박물관 전경.
바티칸박물관, 대영박물관과 함께 ‘유럽의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루브르 박물관은 1371년 파리에 입성한 루브르 공이 바이킹의 침입으로부터 파리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요새로서 루브르 공의 이름을 따서 루브르 성이라고 했다.

정승열 한국공무원문학협회 회장
그 후 1547년 프랑수와 1세가 파리로 환도하면서 건축가 피엘 레스코에게 고딕식과 르네상스식을 절충하여 개축한 것이 지금의 루브르 박물관인데, 1594년 앙리 4세 때 베르사유로 궁을 옮기자 루브르 궁은 1682년까지 왕궁으로 사용되다가 파리 생활에 싫증을 느낀 루이 14세가 1793년 베르사유 궁으로 옮겨간 뒤 루브르 궁은 왕실에서 수집한 각종 미술품을 보관·전시하는 왕실미술관이 되었다.

1800년 전후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하면서 각지에서 약탈해온 수많은 예술품을 전시하면서 루브르 미술관은 더욱 확장되어서 현재 225개 전시실에 그리스, 이집트, 유럽의 유물, 왕실 보물, 조각, 회화 등 40만 점의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센 강을 따라서 쭉 뻗은 남쪽 화랑과 4각형 안마당을 둘러싼 궁전의 4면을 차지하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강 좌안으로 연결된 아르 다리는 1803년 건설 당시에는 보행자들이 건너다니는 단순한 철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센 강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파리의 모든 다리 중 가장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 

루이 14세
루브르박물관을 가려면 파리 시내에서 매트로 1호선 루브르 박물관역(Palais Royal Mussee de Louvre)에서 내린 뒤 7번 출구로 나가면,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는 지하통로로 연결되어서 매우 편리하다.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을 지하철 1호선 용산역이나 4호선 이촌역에서 지하통로로 연결된 것과 비슷하다. 만일 다른 방법으로 루브르에 도착했거나 출구를 잘못 나왔다면, 카루젤 개선문 양옆으로 내려가는 지하도를 따라서 내려가면 곧바로 루브르박물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모나리자
박물관 입장은 18세 미만은 무료이고, 성인은 15유로이다. 유로환율은 등락이 있지만, 1유로당 1230원으로 환산하면 간편하다. 박물관 전시물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는 별도로 6유로씩인데, 한국어 안내방송도 있어서 패키지여행이 아닌 경우에도 매우 편리하다. 또, 만일 유럽여행을 하면서 박물관 관람을 미리 계획했다면, 출국 전에 뮤지엄 패스(Museum Pass : 2일권 40유로, 4일권 56유로, 6일권 69유로)를 구입하여 출국한다면 박물관마다 입장권 구입에 1~2시간씩 줄을 서는 고생을 하지 않고 쉽게 입장할 수 있다. 루브르박물관은 넘치는 입장객을 위하여 수요일. 금요일에는 야간개장도 한다.

박물관의 전관과 후관 사이의 마당에는 르네상스식 건물과 다른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모델로 하여 만든 피라미드 모양의 현대식 투명유리 건물이 있다. 이것은 1988년 당시 미테랑 대통령이 루브르박물관에 지하연회장을 만들면서 박물관의 2개 건물과 지하 연회장을 쉽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구로서 당시에는 출입구를 덮은 높이 23m의 유리 피라미드가 기존의 건축물과 조화되지 않다고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이 지하계단을 통하여 박물관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중심지로 활용되면서 좋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낮에는 반사되는 햇빛으로, 또 밤에는 조명으로 반짝여서 언제나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붐비는 루브르의 명소가 되었다.

루브르 미술관의 전시작품은 크게 인류의 4대 문명의 시원을 나타내는 고고학 유물과 기독교의 전례 이후 서양문명, 중세예술, 르네상스 예술, 근대 미술 및 극동지역 미술품으로 나누어지는데, 그중 반다이크(1599∼1641), 루벤스(1577∼1640), 밀로의 ‘비너스 상’과 레오르나드 다빈치(1452∼1519)의 ‘모나리자’ 등이 특히 유명하다.
 

비너스상
1820년 그리스 미로 섬에서 한 농부가 발견한 흰 대리석으로 만든 여인상으로서 양팔이 떨어져 나간 전신 2m정도의 밀로의 비너스상은 헬레니즘 시대에 만든 전형적인 그리스의 여인상이라고 한다. 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빈치의 모나리자(Mona Lisa)는 루브르박물관 안에서도 별도의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탓인지 그 어느 전시실보다 관람객이 가득했다.

사실 모나(Mona)는 이탈리어로 유부녀 이름에 붙이는 경칭이고, 리자(Lisa)는 여인의 이름이어서 우리말로는 ‘리자 여사’라는 뜻인데, 다빈치가 파리 사교계의 명사인 프란체스코 델 조콘다의 부인을 1503년부터 2년간에 걸쳐 그려서 ‘조콘다 부인’이라고도 한다. 르네상스시대에 초상화의 기본으로 평가받고 있는 모나리자 상은 다빈치 자신도 무척 아꼈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주인공과 화가의 숨겨진 러브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많은 관광객들에게 제한 없이 사진촬영을 허락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혹시라도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모조품이 아닐까 싶은 의심을 안은 채 그 앞에서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다.

유리 피라미드

루브르궁 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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