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대전-광주 고속철 이어줄 후보 누군가

[김학용 칼럼]

김학용 주필2017.02.24 16:51:27

그동안은 KTX의 경부선 승객과 호남선 승객은 서울서 탑승하는 역이 달랐다. 경부선 이용자는 서울역에서만 타고, 호남선 이용자는 용산역에서만 탔다. 2004년 KTX 개통 이후 그렇게 해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수서역 개통에 맞춰 서울역에서도 광주행 열차를 탈 수 있고, 용산역에서도 부산행 열차를 탈 수 있도록 바꿨다.

KTX 개통 초기에는 승객 대부분이 역에 나와 승차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이용객의 혼란 방지 차원에서 노선별 전용역을 고정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이젠 인터넷과 모바일 사전 예약이 많아져 전용역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며칠 전 만난 지인은 전용역 폐지 사유가 그게 전부였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역 용산역 함께 쓰는 ‘경부선’과 ‘호남선’

경부선은 서울역, 호남선은 용산역으로 구분하면서 이용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겠지만 승차역까지 영호남을 분리하는 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 때면 갈라지는 영호남을 철도역까지 갈라놓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함이었다. 특히 호남 사람들의 불만이 컸다고 한다.

일제 때 만든 철도 경부선은 서울~대전~대구~부산으로 이어지고, 호남선은 서울~대전~광주~목포로 이어진다. 충청의 대표도시 대전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든 도시다. 대전은 영남과 호남의 징검다리다. 대전에 호남과 영남 출신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KTX가 생기면서 달라졌다. 호남선(KTX)이 대전(서대전역)을 떠나가면서 대전은 ‘경부선의 도시’로 바뀌었다. 경부선은 서울~대전~대구~부산으로, 호남선은 서울~광주~목포로 달린다. 호남선에서 대전은 이제 빠졌다. 서대전역 경유가 크게 줄면서 대전 충청 사람들이 호남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도 크게 줄었다.

호남선 KTX 개통 후 대전-광주 승객 같이 타던 칸 없어져

철도 노선으로만 보면 충청도와 경상도 사람들은 같은 칸에 타고, 호남 사람들만 홀로 다른 칸에 타고 다니는 모양새가 되었다. 대전과 광주 사람이 함께 타던 칸은 거의 없어졌다. 대전 승객도 광주 승객도 원치 않는 좌석 배치일 것이다. 서울 출발역을 영호남으로 나누는 것 이상의 문제라고 본다. 사람은 떨어지면 멀어지게 돼 있고, 못 보고 못 만나도 멀어지게 돼 있다.

서대전역을 살려야 한다. 서대전역~논산 구간을 직선화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직선화하면 운행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호남선 분기점인 오송역이 내륙 쪽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서대전역 통과 구간을 직선화하고 운행 시스템을 조정하면 두 노선의 운행 시간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거리가 아니라 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요금을 정하는 원칙을 강화한다면 호남 사람들 중에도 서대전역 이용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서대전역 승객이 늘면 대전역을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부선의 증편 수요를 호남선으로 가져올 수 있다. 서대전역을 활성화함으로써 호남선 KTX 전체의 운행 횟수도 그만큼 늘어난다. 서대전역 이용자뿐 아니라 호남 사람들도 좋은 일이다. 무엇보다 대전~광주 간 왕래가 회복될 수 있다. 대전에는 어느 도시보다 호남 사람들이 많이 산다. 호남향우회 회원들은 끊어진 호남선을 하루빨리 다시 이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서대전역은 호남선 역 가운데 승객이 가장 많은 역이었다. 운행 빈도만 어느 정도 회복시키면 서대전역을 떠나간 사람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서대전역 경유의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대전역 경유는 충청-호남 다시 잇는 방법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가수원~논산’ 구간을 일반철도 고속화 사업에 포함시켰다. 처음에는 ‘추가 검토 사업’으로 발표되었다가 권선택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정부를 압박하면서 계획에 포함됐다. 그러나 억지로 끼워넣은 듯하여 제대로 추진될지는 의문이다.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돼 있어도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는 사업들이 수두룩하다.

서대전역 경유 문제는 KTX 개통이 가져온 충청과 호남의 단절을 해결하는 방법이란 측면에서도 봐야 한다. 정부는 광주~대구 노선과 전주~김천 노선 신설 문제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취지와 목적이 좋아도 도저히 경제성이 안 나오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서대전역은 다르다. 경제성도 있고 무엇보다 호남과 충청을 다시 잇는 방법이다.

올해 대선에는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왔으면 한다. 대선 후보들은 잘 모를 수 있다. 지역 정치권이 또 나서야 한다. 권 시장은 물론이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서대전역 문제를 이슈화해서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부선에서 대전은 대구 부산과 함께 달린다. 호남선에선 광주와 함께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줄 수 있는 후보가 나오길 기대한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맨 위로



시민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