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건물이라고는 미국 시카고의 홈보험 빌딩(55m),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66m), 로마의 베드로 대성당(132.5m) 정도였다가 일약 320m의 에펠탑이 세워지자 세계 최고로 높은 건물이 되었지만, 예술인들로부터는 커다란 비판을 받았다. 미술의 대가인 피카소 등은 예술의 도시 파리에 철탑은 어울리지 않는 추악한 쇳덩어리이자 위험한 구조물이니 즉각 철거되어야 한다고 했고, 또 세간의 반대여론에 밀려서 20년의 사용기간이 종료되는 1909년에는 철거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무선통신의 중계소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와 함께 라디오방송이 시작되면서 방송국의 안테나로 사용되었다가 그 후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되면서 300m이던 탑은 오히려 18.4m가 더 높아져서 현재 320m(높이 312m + TV 안테나 8m)가 되었다. 지금은 에펠탑의 철거를 주장하는 여론은 사라지고 오히려  300m 지점에 관광객을 위한 전망대를 만들어서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관광명물이 되고, 그 위 부분은 TV 송신탑으로 이용하고 있다.

예술의 도시 파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었지만, 현대적인 모습으로 갖춰진 것은 나폴레옹 1세(Napoléon I: 1769~1821)와 나폴레옹 3세(Napoléon III: 1808~1873)의 집권기부터다. 나폴레옹 1세는 부르봉 왕조 말 파리의 수호 성녀인 막달라 마리아를 기리기 위해 착공했다가 프랑스 혁명으로 중단되었던 프랑스 군대의 전승을 기념하여 마들렌 성당(Place de la Madeleine)을 완성하고, 콩코르드 광장을 재정비했으며, 1805년 프랑스혁명의 상징인 바스티유와 에투알 광장에 오스테를리츠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하여 개선문 공사를 시작했다.

나폴레옹 1세가 파리의 개발에 큰 족적을 남겼다면 파리에 생명을 불어 넣은 사람은 나폴레옹 3세로서 그는 조르주 오스만 남작의 설계로 1850년 파리시를 전면적으로 재단장 했다. 이때 생미셀 대로에서 세바스토폴 대로에 이르는 도로, 노트르담 사원이 있는 시테 섬의 건물들의 재건축, 샤틀레 광장도 크게 바꿨다. 특히 도시 전체를 작은 구로 나눠서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주요 간선도로들이 도시를 관통하여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도시계획이 잘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파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처럼 파리여행을 갈 때마다 찾아가는 에펠탑은 처음에는 야간에 그리고 두 번째는 일부러 밝은 대낮을 골라서 올라감으로서 밤과 낮이 달라짐에 따라 느껴지는 파리의 모습을 보았다. 더욱이 세 번째는 다소 여유까지 생겨서 자녀들이 어렸을 적에는 오로지 내가 찍은 카메라 사진이 전부였다가 지금은 내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물론 아이들마다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모아서 제각각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다시 비교하며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의 하나가 되고 있다.

에펠탑은 파리 시내 어디서든 바라보여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데, 파리 지하철(Mètro) 6호선 비르 아켐 역(Bir Hakeim)에서 내리거나 6․9호선 트로카데로 역(Trocadéro) 혹은 8호선 에콜 밀리테르 역(Ecole Militaire)에서 내리면 된다. 또, 교외선(RER C선) 샹 드 막스투어 에펠 역(Champ de Mars-Tour Eiffel)에서 내리면 더욱 가까운데, 에펠탑 부근의 샹드마르스 공원 왼편에는 헬레나 섬에서 죽은 나폴레옹 황제의 무덤이 있고, 그 옆에 로댕미술관도 있다.

에펠탑의 입장료는 두 종류로서 2층까지는 9유로이고, 3층 전망대까지는 15.5유로이다. 그리고 항상 입장권을 구입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 행렬이 길게 늘어졌으나, 이제는 에펠탑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면 예약시간에 맞춰서 기다리지 않고 편리하게 입장할 수 있다. 

에펠탑은 동쪽과 남쪽에 각각 길이 10m · 폭 6m · 두께 2m, 북쪽과 서쪽에 각각 길이 15m · 폭 6m · 두께 6m의 대형 콘크리트를 기초로 삼아 그 위에 철탑을 설치했는데, 15,000개의 강철 조각과 105만 846개의 못, 총 7300톤의 철이 소요되었으며, 엄밀한 구조계산으로 시속 180㎞의 바람에도 맨 꼭대기에서 흔들리는 폭은 겨우 12㎝에 불과해서 아무리 강한 바람에도 기울어질 염려가 없다고 한다.

에펠탑은 지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져서 처음 57m 지점에 제1전망대, 다시 좁아지는 115m 지점에 제2전망대, 그리고 첨탑의 중간쯤인 274m 지점에 제3전망대가 있다. 제3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있지만, 제2전망대까지는 걸어서 올라갈 수 있으며, 제2전망대 전광판에는 누적 입장객 숫자가 표시된다.

이렇게 엘리베이터를 중간에서 한번 갈아타는 것도 조금은 색다른 경험이 되지만, 300m 전망대에 올라서면 평소에도 강한 바람으로 모자나 옷들이 날아갈 염려가 있어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전망대에서 파리 시내의 낮과 밤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가히 환상적인데, 에펠탑은 매일 밤 8시 반쯤 불이 서서히 켜지면서 5분정도 불빛이 반짝거리다가 9시가 되면 오색찬란한 불빛 쇼를 시작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에펠탑은 너무 거대해서 가까이에서는 전체를 조망할 수 없어서 센 강 건너편에 있는 샤요 궁과 박물관이 있는 곳에서 조망하는 것이 좋다. 또, 이곳에는 넓은 에펠탑의 포토 존을 만들어 두어서 누구든지 에펠탑의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