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생리 현상, 질병 아냐...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

만물이 생동하는 봄. 춘곤증의 공습도 함께 시작된다.

봄철피로증후군이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춘곤증은 봄철 환경변화에 인체가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스러운 신체반응이다.

늘 바뀌는 계절이지만 유독 봄철이 되면 피곤해지고 식욕도 떨어지면서 졸음이 쏟아져 노곤해지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내가 무슨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하고 진료실을 찾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춘곤증은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들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게 되는 일종의 피로 증세로서, 이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며 질병은 아니다.

그러면 이러한 춘곤증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로부터 알아본다.

▲ 겨울철에 맞춰있던 신체가 봄에 적응하면서 발생하는 생리적 불균형

겨울에 비해 온도가 올라가면 인체는 대기와의 온도차를 줄이기 위한 보상작용을 한다.

피부에 피가 몰리는 대신 내부 장기나 근육에 피가 부족해지면서 근육이 이완돼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 일조량 및 일조시간의 변화

낮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일조시간이 적었던 겨울에 적응해 있던 인체에 혼동이 와 졸음이 자주 오게 된다.

여기에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관여하는데 멜라토닌은 계절적으로 겨울에, 하루 중에는 밤에 가장 많이 분비돼 수면을 유도한다.

▲ 영양 요구량의 증가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은 겨우내 고갈되면서 부족해지지만 근육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과 영양물질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은 오히려 봄이 되면 겨울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가량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춘곤증, 어떻게 이겨낼까?

춘곤증을 몰아내는 첫 번째 방법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필수다. 춘곤증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신체적응의 일시적 혼란상태다.

따라서 빠른 적응을 위해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하루 7~8시간의 숙면을 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 조절도 춘곤증 극복에 꼭 필요하다.

아침은 반드시 먹도록 한다. 아침을 거르면 에너지가 부족해 오전 내내 졸기 십상이며, 점심에 과식을 부르기 마련이다.

결국 점심과식은 위장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액양은 줄어들게 만들어 우리를 더욱 더 깊은 졸음의 늪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또 봄이 되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겨울 보다 많이 필요하게 되므로 이를 충분히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적당한 운동을 권하고 싶다. 운동은 1주일에 3~5회, 1회 30분 이상의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이 좋다.

적당하고 가벼운 운동은 우리 몸이 생체시계가 변화된 외부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신진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계절을 온 몸으로 맞아야 하는 사람의 몸이 춘곤증과 같은 부적응 현상을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다.

봄이 주는 하나의 세레모니라고 여기자. 겨울철 젖어들어 있던 못된 습관을 고치는 기회로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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