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청권 정책토론, 유 "수도이전 어려워" 남 "수도이전 당연"

바른정당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남경필 후보가 대전에서 정책 토론회를 통해 세종시로의 수도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유승민 남경필 후보가 23일 대전에서 정책 대결을 펼쳤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에서 관심을 모았던 지역 현안과 관련된 공약 중 핵심인 '세종시 수도이전'에 대해 두 후보가 극명하게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유성구 도룡동 대전 ICC호텔에서 열린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충청권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홍문표 최고위원, 김무성, 지상욱, 진수희, 이혜훈 등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남충희 대전시당위원장 등 지역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주호영 대행은 토론 전 인사말을 통해 "1987년 이후 대통령 마다 본인 또는 친인척, 측근들이 사법처리되거나 실패한 불행한 경험은 지금까지 지탱했던 헌법이 무너졌다는 평가"라며 "국민 80% 이상이 개헌이 필요하다고 요구함에도 혼자만 정파적 이익을 위해 개헌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핵 미사일에 방어하기 위해서는 사드밖에 없는데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보수를 대변하지 못하고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실천할 만한 바른정당이 당연히 보수의 적자가 되고 대변자가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 대행의 인사말에 이어 안형환 전 국회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두 후보는 정치와 국방외교 분야에 대해 자신의 정책을 밝힌 뒤 지역별 관심 주제에 대한 복안도 제시했다.

대전·충청 지역민들을 향한 읍소 전략이 여기에서 나왔는데 핵심은 세종시 수도이전 여부다. 재밌는 점은 두 후보가 수도이전에 대해 극명하게 상반되는 입장을 내놨다는 점이다.

두 후보는 열띤 토론의 시간도 가졌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유 후보는 "저는 수도이전 이야기가 나왔을 때 누구보다도 찬성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수도이전은 2004년 헌재에서 헌법에 맞지 않다고 위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2005년 행복도시법을 통과시켜 지금의 세종시가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다시 이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위헌 판결 났기 때문에 헌재 판결 뒤집기 힘들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뒤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등 세종시에 올 수 있는 가장 적합한게 뭔지 고민했는데 국회라고 생각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수도이전은 헌재에서 위헌 판결됐기 때문에 국회라도 이전하자는 얘기다.

유 후보는 "국회는 제주도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전국의 모든 대표들이 다 모여서 나라의 일을 논의하는 곳"이라며 "세종시의 기능 보강차원에서 국회가 세종시에 오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과학벨트 추진할 때 대전 충남에 미래 먹거리 해결하는 대덕연구단지 등 인프라를 더 보강시키는 일에 앞장섰다"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세종시를 행정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며 입법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다. 수도이전보다 국회 이전이 훨씬 설득력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때 개헌 추진하겠다"면서 "권력구조 개헌하는 개헌도 필요하지만 수도이전이 위헌이라고 해서 중지돼 있어서 완전한 수도이전을 못하고 있는데 수도이전에 대한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의 경기도지사들은 수도이전을 반대했지만 저는 다르다"며 "전국이 다같이 잘 사는 균형발전의 첫 번째 시작이 권력 행정의 중심으로 세종시를 확고하게 키우고 대전은 4차산업 혁명 시대의 최고 첨단기업들의 메카로 조성해 최고의 일자리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또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대학의 균형발전도 필요하다"면서 "서울대를 비롯해 서울에 있는 대학만이 우선인데 앞으로 지역대학을 육성해 산학연 클러스터를 전국 곳곳에 만들고 그 중심에 충청이 있도록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국회와 청와대 모두 옮기겠다. 그래야 국토 균형 발전이 진행되고 세종시이라는 핵이 넓혀져 충청이 살찌게 된다"며 "핵심적인 기능을 분산해 전국이 잘사는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읍소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바른정당내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이들은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각자 승리를 자신하는 멘트를 잇따라 내놨다.

남 후보는 "오늘 세월호가 떠오르고 있는데 세월호 침몰하는 날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가"라며 "저는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팽목항으로 달려갔는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정부책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대통령도, 국가도 아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넘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 내부는 갈갈이 찢겨지고 보수와 진보가 분열되고 있다. 중국이 협박하는데 대응못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은 영호남, 충청 수도권이 모두 힘을 합쳐 미래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하며 그것을 바른정당과 남경필이 그 중심에 서겠다"고 지지를 유도했다.

유 후보는 "지금의 보수 위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소위 한줌 밖에 안되는 친박이란 세력들이 만든 위기"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대통령 다 된양 설치고 있는데 5월 9일날 반드시 국민의 신임을 받아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가 대통령되면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확실하게 관리하며 5년간 대한민국이 필요한 근본적 개혁을 단행하겠다"면서 목소리를 높인 그는 "이날을 위해 깨끗하게 정치해 왔으며 아무런 약점이 없다. 세월호와 천안함 이 두 개를 다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바른정당"이라고 당원들에게 읍소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주요 정책에 대해 잇따라 충돌하면서 지지자들의 지지와 야유를 들었다.

남 후보 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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