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재인 승리, 중도-안희정 돌풍, 충투-안희정 선전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경선 결과를 두고 대전지역 주요 언론들이 판이하게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청권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47.8% 득표율을 기록, 안방에서 36.7%에 그친 안 지사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성 고양시장은 각각 15.3%와 0.2% 득표를 거두는데 머물렀다.

대전일보 30일자 1면.

대부분 중앙 언론들은 문 전 대표가 호남지역 경선에 이어 충청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탄력을 받았다는 등의 보도를 했지만 대전지역 언론사들은 다소 다른 뉴스를 쏟아냈다.

<대전일보>는 팩트만 전달하는 평이한 제목으로 1면 톱 기사를 실었지만, <중도일보>와 <충청투데이>는 대전에서 열린 행사여서인지 안희정 충남지사를 우호적으로 평가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대전일보>는 30일자 1면 머릿기사를 통해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한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대전일보>는 "문 후보가 과반에는 실패했지만 안 후보의 안방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격차를 더욱 벌렸다"면서 충청권 표심도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에 표가 집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호남 경선때와는 달리 안 지사와 이 시장의 합계 득표율(52%)이 과반을 넘었다는 점은 의미있는 결과라는 평가를 내놨다.

중도일보 1면 보도.

<중도일보>는 1면 대부분을 할애하면서 민주당 경선 결과를 설명했다. 눈에 띤 점은 안 지사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것. 중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안희정 돌풍 재확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안 지사와 문 전 대표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사진을 1면 톱 기사로 보도했다.

중도는 "안 지사가 텃밭에서 선전하면서 경선 후반 부 문 전 대표의 과반저지에 따른 결선투표행 확정과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면서 "경선이 거듭될수록 안 지사의 높은 본선 경쟁력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안 지사에게 우호적인 중도의 보도성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도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안 지사 등 충청권 주요 인사들이 대권 주자로 거명될 때부터 충청권 인사들에 집중된 편집 행태를 보여왔다. 지역에 집중된 보도인데 "팩트(사실)를 뛰어넘는 우호적 편집"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충청투데이 1면 보도.

<충청투데이>도 <중도일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충투는 1면 톱 기사에서 '문재인 민주당 충청경선서 승리...안희정 선전'이라는 제목으로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문 전 대표의 승리를 보도한 가운데 안 지사에 대한 의미부여는 빼놓지 않았다.

충투의 안 지사에 대한 의미 부여는 이렇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게 10% 포인트 이상 뒤쳐지면서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지만 문 전 대표가 과반 이상 득표하는 것은 차단하면서 희망의 불씨는 살렸다"는 것.

다만 충투는 대전 충남에 배포되는 신문과 달리 충북은 다소 다른 내용으로 보도했다. 충북지역은 1면 사이드 톱을 통해 '문재인 민주 충청 경선 승리'라는 제목으로 다뤘다.

<금강일보>는 1면 절반을 할애해 웃는 문 전 대표와 씁쓸한 표정의 안 지사가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안방 돌풍 잠재운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처럼 대전지역 지방언론들의 엇갈린 보도 행태에 대해 일부 독자들은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매일 지역뉴스를 꼼꼼하게 살핀다"고 밝힌 지역기업의 홍보담당자 A씨는 "같은 결과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수긍하기 어려운 과도한 추종 내지 곡해를 바라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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