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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갑천순환로와 호수공원의 앞날

[김학용 칼럼]

김학용2017.04.07 18:14:58

대전시가 각 대선후보와 각 정당에게 요구하는 정책 가운데 ‘대전권 순환도로망 구축 사업’이 포함돼 있다. 시는 가수원(정림중학교)~안영동(버드내교)을 잇는 순환도로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800억 원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신청해놓고 있다. 신청서는 국토교통부를 통과해 기재부로 넘어가 있으나 최종 선정될지는 알 수 없다. 시는 차기 대통령 후보들에게 이 사업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공약화를 요청하고 있다.

대전은 인구는 줄고 있지만 차량은 여전히 늘고 있다. 1년에 1만3000대씩 늘어난다. 순환도로망 구축은 정부 지원을 받아서라도 해야 할 사업이다. 그러나 지금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실상을 보면 시가 도로망 구축에 진정으로 신경을 쓰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대전시는 몇 년 전 호수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유성 만년교에서 가수원교로 이어지는 갑천천변고속화도로(갑천좌안도로) 부지를 없앴다. 호수공원 사업은 정부에서 2500억 정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시작됐으나 그게 어려워지자, 유성~가수원 구간에 내야 할 도로 부지를 팔아 호수공원 사업비에 보태는 방식으로 바꿨다. 호수공원 아파트 일부는 도로가 나야 할 땅에 올라가는 셈이다.

신탄진에서 달려와 만년교에서 끊긴 도심 고속화도로

신탄진~원촌동~대전KBS~만년교~가수원교~안영IC로 달려야 할 갑천고속화도로가 만년교 부근에서 끊겨 있다. 앞으로 이어질 가망성도 없다. 심각한 체증을 겪고 있는 도안동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도로가 있어야 한다. 도안동로는 오래 전부터 출퇴근 시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주민들이 중앙버스차로제를 폐지하라며 소송까지 낼 정도로 교통불편이 심각하다.

이 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A씨는 “신도시인데도 도로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불평했다. 이 지역의 미입주 주택물량이 완성되고, 예정에 없던 5000세대 이상의 호수공원 아파트가 들어서면 더 심각한 체증이 예상된다. 호수공원 아파트 입주자들도 교통지옥에 시달릴 게 분명하다.

▲신탄진에서 원촌교를 거쳐 달려오다 유성 만년교 부근에서 끊긴 갑천변고속화도로(녹색지붕의 대전도시철도공사 뒤편). 앞으로도 살아날 가망이 없다. 대전시가, 도로가 내달려야 할 땅까지 아파트 부지로 내주었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이 아파트로 들어가는 유일한 도안동로는 이미 대전 최악의 교통체증 도로다. 이 아파트의 앞날이 어떨지는 예고돼 있다.

호수공원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중에도 이곳이 ‘교통지옥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 지역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B씨는 “호수공원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한 교통체증 문제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고 했다. “마땅한 교통 대책이 없다면 호수공원 아파트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게 명약관화하다”고 했다.

대전시는 목원대~충남대 쪽으로 이어지는 ‘도안대로’가 갑천고속화도로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으나 도안대로가 갑천도로의 기능을 대신하긴 어렵다. 도안대로가 도안동로 문제에도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기존 아파트가 갑천 쪽으로 몰려있는 데다 호수공원 아파트까지 천변 쪽에 들어서는데 이와 떨어져 있는 도안대로가 도안동로 교통량을 과연 얼마나 분담할 수 있을까? 동대문 쪽 도로가 심하게 막히는데 남대문 쪽에 도로를 내는 꼴 아닌가?

현재로선 도안동로 교통체증 문제는 답이 없어 보인다. 최근 대전시의회가 동안동로 교통체증 문제를 지적하자, 대전시장은 도안동로를 6차선에서 8차선~10선으로 넓히겠다고 답했다. 이는 호수공원 부지에 포함된 일부 구간(3km 정도)만 해당되는 것으로 유성 쪽과 가수원 쪽 출구 도로는 6차선 그대로여서 교통체증 해소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큰 도시에는 반드시 도심을 통과하는 간선도로가 있고, 아울러 도심 외곽을 연결하는 순환망도로도 있다. 갑천변고속화도로는 대전의 대표적인 순환도로망이다. 그런데 유성~가수원 구간 10km 정도가 완전히 끊기게 된 상황이다.

교통지옥 예고된 호수공원 아파트 대책 내놔야

갑천도로를 이어가려면 도솔산 산기슭으로 내는 수밖에 없다. 1990년대 추진되던 갑천우안도로다. 시민단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대전시가 포기한 노선이다. 도솔산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도심 자연하천’이라고 평가받는 갑천까지 망치는 방식이어서 추진이 불가능한 노선이다. 대전시도 이 노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만년교에서 끊긴 갑천고속화도로는 도안동로로 들어가면서 사라지게 된다. 갑천천변도로는 이제 ‘끊어진 순환망’이 될 처지에 있다. 간선도로나 순환망은 연결이 되지 않으면 제기능을 할 수 없다. 고속도로를 잘 내놓고 한가운데를 끊어놓는 것과 매한가지다.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의 수준이다. 전임시장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도로행정이다.

대도시의 큰 하천에는 도로가 달린다. 한강도 갑천도 유등천도 그렇다. 대전시의 순환망도로 계획도 기본 개념은 천변 활용이다. 그러나 도안호수공원이 들어서는 갑천은 도로가 없는 공원과 아파트만 있는 하천이고, 그래서 교통지옥이 불가피한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구 150만의 대도시에서 이런 식의 행정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대전시는 지금이라도 호수공원 아파트의 도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입주 주민들의 원성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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