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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그린 임상교육 장면

[이승구 박사의 그림으로 만나는 천년 의학여행] <32>근대의 토론식 의학교육

이승구2017.04.09 21:28:31

▲이승구 선병원재단 국제의료원장 겸 정형외과 과장.

그림 1은 1891년 뉴욕 의과대학 소강의실의 토론식 수업 모습이다. 한 의사가 어린 환자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아이의 증상, 진단과 치료 등에 대해 동료 교수와 의대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토론도 이뤄졌다.

뒤에는 또 다른 엄마와 아이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토론자 중에는 여성 의사가 네 명이나 앉아 있다. 19세기 중반만 해도 여성은 의학을 공부할 수 없었으나 1850년 필라델피아 여자 의과대학을 필두로 1865년 뉴욕 여자 의대, 1874년 영국 런던 여자 의대가 설립됐다.

그림2는 1904년 파리 의대 소아과 임상강의 모습이다. 소아과 교수가 임상 강의실에서 여러 명의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프테리아로 목이 쉬고 기침과 열이 나는 소아 환자의 목구멍 검사를 하고 있다.

▲그림1. ‘Doctor Teaching on a Sick Child Before an Audience of Doctors and Students’ 어빙 와일즈, 1891년, 뉴욕, 개인소장.

이 그림을 그린 조르주 시코토는 의사이자 화가인데, 그는 브르토노 병원의 방사선과 교수이자 1908년에 최초로 유방암의 방사선 치료를 시도한 명망 있는 의사였다.

이렇듯 의사이면서 예술가였던 사람들이 많았다. 찰스 벨(Charles Bell, 1774-1842), 프랜시스 헤이든 경(Sir Francis Haden, 1818-1910), 헨리 통스(Henry Tonks, 1862-1937) 등은 유명 의사이면서 또 세계적인 미술가였다. 특히 프랭크 네터(Frank Netter, 1906-1990)는 시바(Ciba) 의학 그림책의 저자로서, 그가 도해한 인체 해부도의 사실감과 정확도는 지금의 현대 의료계에서도 유명하다.

의사들 중에는 유명한 예술가, 특히 화가와 음악가로서 의료와 예술의 양면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개인적 예술 재능이 있어서기도 하겠지만, 의학이라는 환자의 생명과 기능에 귀결된 어렵고 심층적인 학문에 평생 종사하다 보면 또 다른 예술적 재능이 발현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림에서처럼 환자를 직접 강당이나 진찰실로 불러 증상, 진단 및 치료 등을 여러 의사와 의대생들과 함께 토론하는 환자-의사간 직접 강의 토론 방식은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의과대학에서도 자주 이용한다. 이 공개적인 ‘그랜드 라운드(Grand Round)’ 의학 강연 방식은 특히 외국의 저명한 교수가 초빙되었을 때 아주 효과적이다.

▲그림2. ‘Le Tubage’ 조르주 시코토, 캔버스에 유채, 180×130㎝, 1904년, 파리 빈민구제박물관(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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