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박사의 그림으로 만나는 천년 의학여행] <33>800년 전의 의과대학

이승구 선병원재단 국제의료원장 겸 정형외과 과장.

세계 최초의 의과대학은 800년대 후반 이탈리아의 살레르노에 설립됐다. 이후 이탈리아 파도바와 볼로냐, 1289년 프랑스 몽펠리에와 파리에 잇따라 의과대학이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의학의 선두주자는 몽펠리에 의대다. 1289년 교황 니콜라우스 4세의 공식 승인을 받았고, 매해 의사 한 명당 한 구씩의 시체 해부를 허락받았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중세시대 의학의 시발점은 단연 이탈리아다. 볼로냐 의대 등에는 500~600년 전 학문적으로 유명했던 의학 선구자들의 흉상이 몇 백 년 된 고색창연한 교정과 복도 곳곳에 즐비하다.

그들의 학문적 깊이와 선배 교수들에 대한 존경에 부러움과 놀라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외과술(Chirugia) 교과서(1267년).

특히 지금으로부터 800~900년 전 교수들이 강의하고 집필했던 오래된 교과서가 지금도 도서관지하 수장고에 잘 보관돼 있다.

비록 대출은 안 되지만, 사유를 말하면 도서관 사서의 입회 아래 잠시나마 볼 수 있다. ‘역시 위대한 역사와 전통의 나라’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위 그림들은 볼로냐 의과대학 설립자인 우고 디 보르고 뇨니와 그의 제자인 데오데릭이 1267년에 편찬한 <외과술(Chirugia)> 교과서에 삽입된 항문, 직장과 가슴을 검진하는 삽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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