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대전세종연구원 채용특혜 ‘의혹’

심사위원에 합격자 선배와 교수 포진, 채점·면접과정 의문투성이

김재중 기자2017.04.12 11:37:01

▲지난해 10월 대전세종연구원 출범 당시의 모습. 자료사진


대전세종연구원(원장 유재일, 이하 연구원)이 세종연구실 구성을 위해 ‘연구위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이는 등 채용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연구위원 채용은 지난 2월 초 실시됐다. 당시 연구원은 도시공학과 교통공학, 환경공학 분야 연구위원 채용을 위해 1차 서류심사와 2차 논문발표심사, 3차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합격자를 2월 14일 발표했다. 

이 중 의혹을 사고 있는 채용분야는 도시공학 분야다. 연구원은 지난 1월 9일 모집공고를 통해 도시공학분야 연구위원의 세부전공을 도시계획 및 지역계획 분야로 명기한 바 있다. 그러나 1~3차 심사를 통해 최종 합격한 A연구위원의 전공분야는 ‘건축계획’이었다.

총 17명의 응시자는 대부분은 모집공고에 명시한대로 도시공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친 도시계획 및 지역계획 분야 전공자였지만, 4~5명은 건축공학과나 지리학과에서 유사분야를 전공한 경우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건축계획’ 전공자 A씨가 합격하면서 여러 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경력 많은 전공자를 배제하고 경력이 많지 않은 유사전공자를 최종 합격시킨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비판도 흘러나왔다. 탈락자 가운데는 외형적 스펙이 좋은 서울대 등 소위 명문대 출신과 해외유학파가 다수 존재했다.

세종연구실 설립을 위해 올해 13억 3000만원을 출연한 세종시가 이 같은 연구원 채용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연구원은 최종 합격한 ‘건축계획’ 전공자를 다른 연구실로 배치하고 기존 ‘도시계획’분야 연구위원을 세종연구실로 재배치하면서 세종시 문제제기를 수용하기에 이른다. 이후 논란은 잦아드는 듯 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심사위원 구성과 채점이 이뤄졌다는 또 다른 의혹이 연구원 내·외부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본보가 간접 확인한 ‘심사위원 명단과 채점 결과’에 따르면, 도시계획분야 연구위원 채용과정에 특혜를 의심할 만한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먼저, 최종합격한 A연구위원이 졸업한 대학의 전공학과 선배와 교수 등 2명이 1,2차 전형에 참여했다. 응시생과 친분이 있을 것으로 의심될 만한 상황이었는데도, 연구원은 심사위원 제척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단적으로 서류전형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A연구위원의 선배 B씨는 A연구위원에게 17명의 응시자 중 2위에 해당하는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다.

1차 서류전형 채점표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모집분야와 전공이 일치하지 않는 A씨의 ‘연구분야 적합성’에 대해 5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만점을 줬다. 그런데 모집분야와 전공이 일치하는 상당수 응시자 중에는 만점자가 나오지 않았다. 연구경력 점수가 다른 응시자보다 낮은 A씨가 배점이 가장 높은 연구실적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5명의 응시자는 2차 논문발표를 통해 3배수로 압축됐다. 3차 면접시험에서는 더욱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심사위원의 주관에 근거할 수밖에 없는 평가기준이 제시됐다. 직원으로서 정신자세, 의사발표 정확성과 논리, 창의력·의지력 발전가능성, 예의 및 성실성 등 항목에 각 20점이 배정됐다.

응시자의 전문성을 측정하는 항목은 20점이 배정된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한 분야뿐이었다. 그러나 응시자의 전문성을 판단할 만한 심사위원이 존재했느냐도 의문이다. 연구원 임원인 유재일 원장과 김기희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한 4명의 면접관들은 법학, 생의학화장품, 철도경영 등을 가르치는 지역대학 교수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박사급 연구원의 전문성을 평가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여러 의혹에 대해 연구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채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원 실무를 총괄하는 김기희 기획조정실장은 ‘A연구위원 채용에 같은 학과 선배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점을 알고 있었느냐’는 <디트뉴스24> 질문에 “연구원장의 뜻에 따라서 전형위원회가 내린 결정으로 심사위원 제척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등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심사위원의 채점과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심사위원의 일원으로 참여했을 뿐, 개별적 심사위원의 판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채점과 채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연구원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3차 면접 심사에 전공과 무관한 지역대학 교수가 참여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1차와 2차 시험에서 전공영역을 평가했기 때문에 3차에서 전공영역 평가가 그리 중요치 않다”며 “전공분야 전문지식과 응용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이 있지만, 그 부분은 전공분야 심사위원이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본보가 확인한 결과, 유재일 연구원장을 포함한 6명의 면접관 중 채용분야인 도시공학 관련성이 있는 전문가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연구원의 완강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채용특혜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맨 위로



시민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