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사전 통보를 위해 사신이 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거개는 화평을 위해 오는 경우가 더 많았으므로 크게 반겼다.

위 왕은 좌불안석하며 왕좌에 앉아 사신이 조정에 들기만을 기다렸다.

“사신이 도착하셨는가?”

연신 내관에게 물었다.

“예 대왕마마. 궁 안에 들었다 하옵나이다.”

“그래그래. 사신을 모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느니라.”

위 왕은 용상 앞을 오가며 혼자 말처럼 중얼거렸다. 위 왕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날로 강성해져가고 있는 진나라에 대적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무리였다. 객관적으로 군사력을 평가해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스스로 기어들어가 속국이 될 수도 없었다. 다만 형제국 정도로 화평을 맺으며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내관이 조정 문을 열고 들어와 사신이 당도했음을 고했다.

“어서 듭시라 일러라.”

위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정 바닥으로 내려와 진나라 사신을 맞았다.

검은 옷을 입은 사신이 삼배를 올리자 안절부절못하며 절을 받고 손을 잡아 일으키며 말했다.

“잘 오시었소. 내 그대가 올 것을 학수고대 했소이다.”

위 왕은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털어놓았다.

진나라 사신은 위 왕과 마주 않자 전국의 상황을 논하며 한참동안 담소했다. 그러면서 진왕이 위 왕에게 큰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둥 넋두리를 널어놓았다. 위 왕은 그 말이 참되지 않다손 치더라도 우선 기분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사신은 자신이 위나라를 방문한 연유를 털어놓았다.

“본국의 진왕께옵서는 위나라와 형제국이 되길 원하고 있사옵나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그것은 자신이 고대하던 말이었으므로 즉답했다.

“과인 역시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소이다. 진나라와 형제국이 되면 주변 나라들이 절대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이오.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소.”

위 왕은 크게 웃으며 사신의 뜻을 반겼다. 속으로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곧이어 사신이 입을 열었다.

“본국의 진왕께옵서는 조나라를 거두시려하옵나이다. 본시 조나라는 사연이 많은 곳이기에 꼭 그곳을 거두고 싶다 하시었사옵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이온데 조나라를 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시옵소서.”

위 왕은 사신의 말을 듣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하다 곧이어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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