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가슴이 쿵덕거렸다. 맥박 소리에 귀가 멍할 지경이었다. 사신은 숨을 죽이며 이불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녀가 깨면 어쩔까를 고심하며 조심스럽게 손을 들이밀어 그녀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봉긋하게 솟아 오른 젖무덤이 손아귀 속으로 들어왔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살 무덤의 부드럽고 매끈한 탈력감이 손끝에 느껴졌다. 맥동이 더욱 가쁘게 뛰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쌔근거리며 자고 있었다.

사내는 손끝에 약간 힘을 주고 그녀의 언덕위에 착 달라붙어 있는 건포도를 부드럽게 만졌다. 감각이 새로웠다. 그러자 작은 건포도가 탱탱하게 일어서며 성을 부렸다.

그제야 계집이 얇은 신음을 토했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 그녀가 자는 척 하고 있었다.

사내는 거칠어져가는 숨을 가까스로 고르며 손을 아래로 가져갔다. 금 비단처럼 고운 감각이 손끝을 스쳤다. 매끄럽고 한편 부드러운 그것은 이른 봄날 갓 피어오른 들풀을 연상시켰다. 유난히 연하고 촉촉했다.

그것의 감각만으로도 사내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때 계집이 얇은 신음을 토하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생고무처럼 달라붙은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만져졌다.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담감을 느낄 만큼 무겁지도 않은 여유. 그녀의 뒷모습은 그러했다.

사내는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미끄러지는 능선을 따라 산야의 풍부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적절하게

부푼 능선을 지나는 듯 하면 이내 낭떠러지에 손길이 머물렀다. 조금은 부끄러운 듯 깊은 곳에 온기를 감추고 있는 겨드랑이 속으로 다가서자 계집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

사내는 온몸을 쓸어내리다 계집을 반듯하게 누였다. 그리고는 더욱 깊은 수렁에 감각을 담그고 한참을 있었다. 오감이 모두 그곳에 몰렸다. 문어의 흡착판이 오물거렸다. 그럴 때마다 정신이 점점 멀어져져 감을 느꼈다. 몸이 녹아내려 그 흡착 판 속으로 허물거리며 빨려드는 기분이었다.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눈알과 두개골, 그리고 늑골과 가슴, 심지어 발가락 끝까지 한 점도 남김없이 모두 녹아내린 느낌이었다. 자신이 무슨 일로 이곳에 왔으며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무아지경. 그 자체였다. 자신의 신분이 진나라에서 이곳 위나라에 온 사신이란 사실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녀가 돌변하여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자객이라도 좋아라 했다.

그러다 계집의 얇은 신음에 정신이 든 사내는 문어처럼 그녀의 몸 위로 기어 올라갔다.

 
조나라는 내부적으로 불화가 많아 편할 날이 없었으며 외부적으로는 연나라와 갈등이 심한 상태였다.

연나라는 조나라 내부에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수시로 침공하여 그들을 괴롭혔다. 게다가 북방의 흉노족도 부단히 남하를 시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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