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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담장을 걷어내자

[성광진의 교육 통(痛)] (사)대전교육연구소장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

성광진2017.04.20 10:08:05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일자리란 생존의 조건이면서,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자 삶의 보람이다. 그런데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졌다. 최근 한 취업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불안한 취업 상황 때문에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10명 중 3명이 졸업을 미루고 있고, 청년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청년 실업은 지금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럴수록 입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면서 교육은 질곡 속에서 헤매고 만다.

▲성광진 (사)대전교육연구소장

결국 일자리에 따른 소득 격차도 심각하지만, 그와 함께 삶에 보람을 주는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한 기계 작동이나 사무 처리 등은 이미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고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더욱이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의료와 교육 같은 서비스 분야에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게 된다고 한다.

여러 학자들은 앞으로 단순 노동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창의적인 일과 서비스를 주로 하는 일자리만 남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지금도 은행이나 증권의 창구 업무에서부터 열차와 버스의 승차표 구입, 영화 보기, 상품 구입 등 모든 분야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되는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관련 인력을 점차 줄이고 있다.

이것은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던 인력들이 자동통과 시스템으로 인해 축소된 것을 보면 지금의 일자리도 언젠가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실제 외국에서는 바리스타와 같은 일도 인공지능로봇에 의해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사회(마을)와 창조적 능력 키우는 다양한 방안 찾아야

그런데도 우리 교육은 아직 주입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입시경쟁과 성적지상주의 교육의 대안을 학교 내에서 찾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왜냐면 수십 년 동안 학교에서 우리 교육을 바꾸기 위한 방안을 찾았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다. 사교육만 번창해 유아에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온 국민이 부담을 느껴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자리를 창조하는 교육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미래 세대들은 현재의 일자리를 더욱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자기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조적 능력을 갖추도록 학교 문을 열어젖혀야 한다.

지금처럼 교실에 갇혀 책상에 주구장창 앉아 국・영 · 수에 몰두해서는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 학교가 마을로 일컬어지는 지역사회에 문을 열어야 한다. 시민으로서 갖춰야할 소양을 습득하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더불어 지역사회(마을)와 함께 창조적 능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교사들이 지역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활용해 가르치고, 학교 밖에서는 마을 주민·전문가·은퇴자들이 학교에서 얻기 어려운 배움과 성장과 발달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상상해보라. 보육 단계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청년, 대학생과 성인들은 물론 은퇴한 사람들, 마을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계층을 넘어 함께 만나고 소통하면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의 학교에서 이뤄지는 방과후학교와 동아리활동, 체험활동, 봉사활동 등을 지역사회(마을)와 협력해 추진하는 것은 여러모로 가능하기도 하고 내용이 더욱 충실해질 수 있다. 지역의 유용한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전인적으로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교육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지역에서 다양한 운동이나 예술 활동은 물론이고 도시농업과 수제품 생산, 판매를 비롯한 다양한 직업 체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봉사활동도 내용이 풍성해질 것이다. 지역사회(마을)가 학교보다 세상의 흐름에 더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주민·교사·학생·학부모 하나 돼 교육에 대한 민주적 협치 만들어가야

우리는 그동안 오로지 학교의 학습만이 공부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마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다른 이웃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이제는 자신들이 살아가야 하고 앞으로도 살아갈 터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터득하여야 한다. 더욱이 지역사회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배워야 한다. 아이들은 지역사회(마을)의 현실에 눈을 돌려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지역주민·교사·학생·학부모가 하나가 되어 교육에 대한 민주적인 협치를 만들어가다 보면 진정한 학교와 교육의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지역의 자치단체 예산과 활동공간이 다양한 형태로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되면 마을교육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마을협동조합, 학교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이 생겨남으로써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대안 경제로서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우고 익히면, 미래를 창조적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다. 창조적인 삶은 학교 교실에만 가두어놓고서는 가르칠 수 없다. 이제 미래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유연한 사고를 길러주는 창조적인 교육을 위해서 학교의 담을 걷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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