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지율 오르자 입당 '러시'..내년 지방선거 출마 '포석'

정종학 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 입당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5.9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보수층 이탈 현상이 심상치 않다.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지역의 구(舊)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당 내에서는 이념이 아닌 이해관계로 당적(黨籍)을 옮기는 데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정종학 전 새누리당 천안을당협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 동반 입당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 전 위원장 등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제 새 시대의 대통령으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그는 정의롭고, 확신에 차 있으며 미래를 향해 있다. 확실한 안보관도 지니고 있다”고 치켜세우며 “모든 힘을 다해 안철수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전·현직 선출직 인사 탈당, 국민의당 입당 '가속화'

앞서 지난 4일 하재붕 대전 중구 의장과 최경식 대전 중구의원, 남윤곤 대전 동구생활체육회 선임이사, 이정원 전 천안시의장이 한국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언론특보를 지낸 송진호 전 한국당 대전시당 고문도 합류했다.

또 지난 16일에는 김경시 대전시의원과 박종선·정진항 전 시의원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등 전·현직 한국당 출신들의 탈당과 입당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충남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일원 천안시의원과 류제국 전 천안시의원이 지난 13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국민의당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국당을 나와 무소속이던 김용필 도의원(예산1)은 지난 달 8일 입당했고, 우영길 공주시의회 부의장과 류보선 계룡시의원 등 전·현직 기초의원 5명도 지난 12일 말을 갈아탔다. 지난해 도의회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한국당을 나와 무소속 상태였던 이기철 도의원(아산1)도 18일 합류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옮긴 인사들 면면을 보면 대부분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겨냥한 성격이 다분하다”면서 “안 후보 지지율이 갑자기 오르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탈당 도미노' 대선 변수, 지방선거까지 영향 줄 듯

자유한국당 출신 인사들의 국민의당 입당이 잇따르면서 대선 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사진: 김경시 대전시의원(가운데)과 박종선(왼쪽)-정진항 전 시의원이 지난 16일 한국당 탈당 및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했다.

문제는 이 같은 ‘탈당 도미노’ 현상이 대선 전후 가속화되면서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전무한 충청권에서 이들의 합류가 ‘가뭄 속 단비’다.

반면 한국당은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두터운 충청권에서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당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면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박찬우 충남선대위원장(천안갑)은 지난 19일 <디트뉴스24>와 인터뷰에서 “방향이나 철학이나 이념이 없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 이 사람이 된다 싶으면 가고, 안 된다 싶으면 다시 올 건가. 엊그제까지 보수했던 분들이 거기서 뭘 할 건가. ‘개밥의 도토리’ 신세 되는 것”이라며 쏘아붙였다.

“이념이 같은 당으로 가는 건 있을 수 있지만, 이해관계로 가는 건 옳지 않다. 설령 그쪽이 집권하더라도 사상이 다른 사람들한테 공천을 주겠나. 그걸 보고 ‘부역’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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