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자회견, 지역정가 촉각 '대선후보 품평회' 방불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문재인 지지를 선언한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정치 재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선후보 중앙공동선대위원장인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23일 오후 서구 둔산동 자신의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이처럼 밝히며 "그래서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당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역정가의 예상을 의식, 사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는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이유를 먼저 설명했다.

"안 후보는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서로 교류하는 등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었고 서울대 교수로 전직할 때는 대전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정도로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인정했던 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엄정한 시기에 대통령이 되기에는 국정운영의 경험이 적고 뒷받침하는 정치 세력도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또 "39석의 의석을 가진 정당으로 정국을 장악하기엔 역부족이며 그래서 스스로도 다른 정당과의 연정이나 협치를 말한다"면서 "심지어 국정농단의 책임을 져야하고 개혁대상이 돼야 할 자유한국당과의 연정을 공식 거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즉 인품과 능력은 있지만 경험 부족과 정치적 배경이 약한 점 등은 안 후보의 치명적 약점이라는 얘기다.

염 전 시장은  다른 대선후보에 대한 평가도 이어갔다. 그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게는 "한국당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는 "집권하기에는 최소한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염 전 시장의 회견에는 박병석 박범계 이상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후 염 전 시장은 자신이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근 TV토론회에서 언급됐던 '주적' 논란에 대해 문 후보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에서 보듯 우리의 안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적으로 2010년 우리의 국방백서에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규정했다"며 "토론회에서도 국방부로서는 당연히 적이라고 강조해야 할 일이지만 남북 문제를 풀어가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주적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젊은 시절 북한의 공격에 맞서 가장 최전선에서 방어하는 특전사령부에서 군복무했으며 부산에서 이름난 인권변호사"라며 "그래서 북한 체제를 용인할 수 없으며 문 후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공과가 있지만 문 후보나 노무현 정부의 이념적 성격을 종북좌파라고 규정할 수 없다. 대북 포용정책을 폈다고 해서 북한의 이념적 노선을 추종한 것은 아니다"며 "문 후보는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가까이 체험했기 때문에 과(過)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있고 극복할 수 있는 구상이 있다"고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염 전 시장은 "적폐는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라 잘못된 시스템과 관행도 청산 대상"이라며 "이런 과감한 개혁을 할 후보는 국정운영의 경륜과 도덕성을 겸비하고 현 정치상황에서 가장 많은 정치적 세력으로 부터 지원받는 문 후보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취재진과 함께 염 전 시장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그는 "문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별도의 직을 맡는 것도 아니고 공직 출마나 공직을 맡는 것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 "외부에서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 싫은 얘기를 하는 일을 맡겠다"고 거듭 공직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병석 의원은 "합리적인 보수의 대표인물인 염 전 시장이 함께해줘 문 후보의 승리에 기대를 갖게 된다"며 염 전 시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박범계 의원은 "염 전 시장의 영입은 문재인 정부가 통합 정부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이상민 의원도 "식견과 기반으로 볼 때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의 승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염 전 시장의 기자회견에는 이종기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염 전 시장측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또 민주당 소속 대전시의원 및 구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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