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대전블루스(대전시 중구 대흥동 중부경찰서 옆)

서민들의 애환이 숨 쉬는 선술집. 지역문화 예술인들 사랑방 역할

양철판으로 만든 낡은 화덕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면 젓가락 장단에 맞춰 한 곡조 뽑으면서 삶의 애환을 달래던 시절이 있었다.

고달픈 시절 막걸리 한 사발은 모든 시름을 잊게 해줬다.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는 요즘, 대전 원도심 한복판에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마실 수 있는 추억의 선술집이 인기다.

막걸리
홍어회무침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있는‘대전블루스’가 바로 그곳, 지난 2005년부터 1970-1980년대 대폿집을 연상케 하는 선술집으로 지역문화 예술인들의 사랑방으로 유명한 곳이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 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나만이 뿌리치며 울 줄이야 아~아~“

대전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전블루스 노래 가사다. 50년대 당시 대전역 풍경을 묘사하고 만남과 이별을 애틋하게 그린 서정적인 가사 내용과 같이 이곳에서도 수많은 만남이 펼쳐진다. 그래서 상호가 노래제목처럼 대전블루스인지도 모른다.

오징어 두부두루치기
꼬막찜
굴전

원하는 안주 뭐든 뚝딱 만들어 나와. 하루 일과 피로 푸는 안식처

둥그런 원통형 화덕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손님들의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1970년대 대폿집풍경이다. 그러다보니 주당(?)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예전의 애틋함은 없지만 그래도 정겨움이 있는 추억의 장소로 서민들의 애환이 묻어나는 푸근한 집이다. 화덕 7개와 등받이도 없는 둥근 의자가 전부인 작은 선술집이지만 막걸리 한잔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만드는 곳이다.

벽면에는 그림전시장이다. 각종 유명화가의 그림이 붙어 있고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와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명함까지 수채화처럼 지저분하게 붙어있다. 그럼에도 손님들은 이런 분위기를 즐긴다. 특히 세계 각국의 지폐도 전시되어 있는데 누구하나 떼어가는 사람도 없다. 어찌 보면 이런 모습 때문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단골사랑방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내부전경
각종명함과 그림 등이 붙어 있는 벽면

이곳의 주인장 이순자(66), 임영애(62) 여사는 손(?)이 크기로 소문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문하는 안주마다 푸짐하다. 큰소리로 누님, 이모를 부르며 마음껏 단골임을 뽐내면서 객기를 부려도 편안하게 다 받아준다.

벽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써 논 메뉴판에는 술꾼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다. 모듬전(동태전, 녹두전, 동그랑땡). 꼬막, 홍어찜, 두부두루치기, 계란말이, 막전(파, 부추전) 등이 있다. 하지만 메뉴판에 없는 어떠한 메뉴도 주문만하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해서 나온다.

안주거리는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주인장의 투박하지만 감칠맛 나는 손맛으로 손님상에 오르는데 입맛에 딱 맞는다. 기본 안주에 술만 먹고 갈 수도 있어 이래저래 술 한 잔 걸치기에 좋은 곳이다. 안주가격은 7000원부터 1만 5000원 선으로 부담 없이 술 한잔하기에 그만이다.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는 막걸리 종류도 다양하다. 이제는 소문이 나서 그런지 직장인들의 술자리 모습이 많이 보인다.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
좌측부터 임영애.이순자 여사
막걸리 주전자

주인장 이순자 여사 푸근한 충청도 인심에 한번 오면 누구나 단골

이순자 여사는 금산군 복수가 고향으로 친정엄마의 요리솜씨를 이어받아 일찍부터 어떤 음식이던지 뚝딱해서 만들면 맛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손맛의 달인이다. 오랜 시간 음식점을 운영한 경력까지 있어 못 만드는 음식이 없다. 동생 임영애와 함께 2005년부터 이어져 오던 대전블루스를 2010년에 인수하면서 대전 술꾼(?)들의 추억의 사랑방지킴이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직장인들의 술자리는 삶의 애환이 서려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삶의 팍팍함을 한 잔 술로 달래며 인생의 희로애락의 응어리를 손가락으로 휘휘저어 마시는 막걸리 한 잔에 녹아내는 것도 선술집의 매력이다. 

이제 일본식 선술집과 달리 향수를 느끼고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선술집, 대전블루스를 찾아보자. 주머니가 가벼워도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042-532-9587             이순자 대표 010-3908-1317
영업시간: 오후4시-오후12시
휴일:1.4주 일요일(거의 노는 날 없음)
좌석: 화덕 7개
주소: 대전시 중구 대흥동 492-1(중부경찰서 옆)
차림표:홍어찜12000원.홍어무침15000원.꼬막찜18000원.오징어찜12000원.녹두전10000원.오징어.두부두루치기15000원.제육볶음15000원.모둠전15000원.계란말이8000원.막전(파.부추)7000원.홍탁15000원
찾아오시는 길

중부경찰서 건물이 보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