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매수된 대전교도소 교도관 구속 기소...김씨 추가 범행 들통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
수백억대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에게 매수된 대전교도소 교도관이 구속됐다.

대전지검은 부정처사 후 수뢰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전교도소 교도관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할 정도였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사기 혐의로 지난해 구속돼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인 김씨로 부터 "출소하면 자동차와 오피스텔을 제공하고 법인 이사와 월급 1천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김씨가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은 자신의 아내에게 전할 말이 있어서다. 김씨의 제안에 귀가 솔깃한 A씨는 곧바로 수락했다. 그때부터 A씨는 김씨의 부탁을 받고 김씨 아내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씨 얘기를 전달해 줬다. 검찰이 파악한 것만 150여 차례에 이를 정도다. 김씨를 감시해야 할 교도관이 김씨 개인 비서 역할을 한 셈이다.

둘 만의 비밀일 것만 같은 이번 범행은 A씨의 자랑(?)으로 인해 탄로났다. A씨는 주변인들에게 자랑처럼 떠벌렸고, 이런 사실을 의심한 대전교도소측이 내부 조사 후 검찰에 고발하게 된 것. 대전교도소측은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쪽지도 발견해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 달 열린 김씨의 사기 혐의 형사 재판에서 이같은 사실을 재판부에 전달하면서 변호인 이외 접견 금지를 요청했다. 김씨 아내도 접견 금지 대상이 됐다.

A씨는 근무시간 중 김씨를 만나 부탁을 들었음에도 근무일지에는 순찰한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는 구속 기소하는 한편, 김씨에 대해서도 조만간 추가 기소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교도관은 김씨의 부탁을 받고 김씨 아내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통해 재판이나 회사 경영 등에 대해 물은 뒤 김씨에게 전화 내용을 알려줬다"며 "교도관이 개인 비서가 할 역할을 한 것이어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교도관에 임용된지 얼마 안된 A씨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결국 쇠고랑을 찬채 자신이 근무하던 곳에 수감되는 처지가 됐다. 또 김씨는 잘못된 판단으로 또 다른 범죄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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