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님 만나고 싶어요“ 태안 화동초 학생이메일…도지사 집무실 초청 면담

26일 태안 화동초 6학년 1반 학생들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왼쪽).

안희정 충남지사가 초등학생들을 초청해 인터뷰를 가졌다. “모둠 숙제로 ‘면담하기’가 있는데 도지사님을 면담 해 보고 싶다”는 이메일 한통으로 이뤄진 자리였다.

27일 충남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안 지사는 도지사 접견실에서 35분 동안 태안 화동초 6학년 1반(담임교사 이성재) 학생들과 간담회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17일 오후 안 지사에게 날아온 이주은 학생의 이메일 한 통에서 시작했다. 국어 교과 ‘면담’ 단원 ‘모둠’ 숙제 해결을 위해 안 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인데, 당돌하게(?)도 “이번 주 안으로 해주셨으면 한다”며 ‘데드라인’까지 설정한 것.

안 지사가 학생들로부터 받은 메일.
도정 안팎 현안으로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이번 주’라는 말에 잠시 망설이던 안 지사는 “일정담당 비서님이 연락드릴 거예요”라며 전화번호를 요청했고, 이주은 학생이 이메일을 보낸 지 9일 만에 면담이 성사됐다.

진행된 면담에는 지도교사 없이 이주은 학생을 비롯, 전혜성·윤소연·이윤하 학생 등 4명의 모둠원들만 참여했다. “도지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싶었다”며 면담 요청 배경을 설명한 학생들은 “발표자료 제작을 위해 녹음,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하겠다”며 안 지사의 동의를 먼저 구했다.

이어 진행된 학생들과 안 지사의 질의답변은 여느 기자회견 못지않게 빈틈없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도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정치인의 꿈을 갖게 된 시기, 도지사에 당선됐을 때 기분, 그동안 해 온 일과 보람, 아쉬운 점, 앞으로의 계획 등 14개의 질문을 쏟아냈다.

안 지사는 “아주 젊었을 때에는 사회운동가가 되려 했는데,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치인으로 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도지사 도전 기회가 생겼다”며 도지사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을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농어업·농어촌·농어민과 함께 울고 웃었고, 어린이와 노인, 여성과 청년 모두가 인권을 존중받고 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3농혁신, 양성평등 및 인권행정을 들었다.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은 화력발전으로 미세먼지가 많다. 중앙정부 장관이 결정 권한을 가진 일들을 도지사로서 다 해결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답했다.

충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기념촬영 중인 안 지사와 이주은 학생.

‘대통령에 다시 도전 할 것이냐’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 좋은 정치인이 되고, 좋은 나라, 좋은 정부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준비한 질문을 모두 마친 뒤에는 안 지사가 학교 생활을 묻는 등 대화를 나누며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많이 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사인이 담긴 저서를 학생들에게 선물했으며, 학생들의 기념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일반 도민이 면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기관·단체장도 바쁜 일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몇개월 전 신청을 해야 접견이 가능하다”며 “초등학생들이, 그것도 불과 열흘도 안 돼 안 지사를 만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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