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철 천안고용노동지청장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 대결! 지난 해 펼쳐진 인공지능과 인간의 자존심을 건 바둑경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고도의 집중력과 수 만 번의 경기경험, 상대편이 예상하기 어려운 수 싸움이 요구되는 바둑경기를 과연 컴퓨터가 이길 수 있을까? 세상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며 지켜봤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4:1 완승!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며 세상은 놀라움과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4차 산업혁명은 어느새 우리 삶 가까이 다가 왔다. IT기술의 발달로 IT와 기존 산업이 융합되는 현상으로 이해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한 국가기술자격제도 개편

세계 주요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산업체계 개편방안과 정부 주도의 관련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4차 산업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관련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4차 산업혁명 대비 국가기술자격 개편방안’을 국무회의에서 확정․발표했다.

이 대책은 그간 산업발전을 견인해 온 국가기술자격을 최신산업 현장 직무에 맞게 개선하고, 새로운 직업 훈련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마련되었는데 4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미래유망 자격을 신설하여 일자리 창출을 견인한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4차 산업 분야 등 총 17개 자격을 중점 신설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산업계 주도로 신설이 필요한 자격을 지속 발굴하여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는 경제환경 및 산업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올해 신설되는 자격 17개는 로봇기구개발 기사를 비롯한 3D프린터개발 산업기사 등 4차 산업 핵심기술 자격 6개와, 연료전지에너지생산기술 기사, 바이오의약품제조 기사 등 신재생에너지 및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 자격 9개, 환경위해관리 기사, 방재기사 자격 등 환경·자연재해로부터 국민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자격 2개이다.

두 번째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으로 한 국가기술자격의 현장성 강화다. 그동안 국가기술자격제도가 산업현장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산업계의 지적이 있어 왔다. 이를 개선하여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중심형 자격증 제도로 개편한다는 전략이다.

즉, 국가기술자격의 내용, 평가기준 등을 NCS 직무 중심으로 개선하고 현장에서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해당 자격을 통합한다. 또한 경력개발경로가 나누어져 있는 직무의 경우 해당 자격을 분할하여 자격의 전문성 제고를 도모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수요 및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셋째는 교육·훈련 및 기업현장을 통한 자격취득 확대다. 특성화고, 전문대학, 폴리텍 대학 등 직업교육·훈련기관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평가형 자격을 연차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업 內 기술교육원, 기업대학 등을 통해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는 ‘기업 운영 과정평가형 자격’을 확산할 계획이다.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은 NCS 기반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고  교육·훈련기관에서 실시하는 내부평가와 산업현장 전문가(기업체, 학계 등)가 참여하여 실시하는 외부평가를 거쳐 합격기준을 충족하면 취득하게 된다.

검정형 자격이 주로‘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식이라면, 과정평가형 자격은‘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집중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현장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인재 인력양성이다. 고용노동부에서는 폴리텍 대학에 융합기술교육원을 신설하여 ‘4차 산업혁명 선도인력 양성과정’을 개설하였다.

데이터융합 소프트웨어과, 생명의료 시스템과, 임베디드(embedded) 시스템과 등 3개 과로 운영하여 급변하는 산업현장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인력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폴리텍 대학 융합기술교육원을 테스트-베드(Test-bed)로 하여 매년 4차 산업혁명 분야 훈련과정을 신규 개발하고 역량 있는 민간기관을 4차 산업혁명 선도 훈련기관으로 선정하여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려는 노력 필요

세상 사람들은 알파고에 대한 인간의 패배로 바둑이 쇠락의 길로 접어 들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알파고의 승리는 오히려 바둑기사들에게는 더 강하고 창의적인 전략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평소 바둑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도 바둑을 배우러 기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세상은 점점 빠르고 예측이 힘든 방향으로 변화․발전해 나가고 있다. 미래를 위하여 먼저 준비하고 행동하는 것만이 불확실한 미래를 슬기롭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알파고의 역설처럼 위기라고 여겼던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반전시키는 지혜와 노력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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