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촬영'으로 '우리 아이 키' 예측 가능

자료사진. 선병원 제공.

‘우리 아이 키 얼마나 클까’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가장 신경 쓰는 고민 중 하나다.

아이의 키 성장을 위해 어릴 때부터 태권도, 검도, 농구 등을 가르치고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영양제들을 먹이기도 한다.

특히 성장판에도 늘 관심을 기울인다. 성장판은 뼈의 가운데 부분과 양끝 부분의 사이에 남아 있는 연골조직으로 뼈 길이의 성장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성장판에 관해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이승구 박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이승구 박사.

▲아이들의 최종 키, 방사선 촬영으로 예측 가능해

아이들의 향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기 위해 병원에 가면 먼저 골반 또는 하지(다리) 길이 측정 방사선을 최소 4~6개월 간격으로 2~4회 연속 촬영한다.

촬영한 방사선 사진을 이미 통계적으로 만들어진 평균 소아 성장차트 그래프에 대입하면 뼈의 성장이 끝나는 나이(여자 만 14세, 남자 만 15세) 전후의 최종 키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대개 여자아이의 키 성장은 어린 시절에는 남자아이보다 빠르지만 중학교 시절을 거치며 남자아이의 성장속도가 더 빨라진다.

팔에서는 어깨와 손목에서 각각 80%이상, 다리에서는 넓적다리뼈와 무릎 주위 성장판에서 각각 60%이상씩 길이 성장을 주도한다.

보통 성장기 소아의 키는 넓적다리 부위에서 연평균 10cm, 무릎 주위에서 6cm가 자라고 아이들의 연령별 척추 성장은 0~5세경에는 일 년에 1.4cm, 5~10세경에는 0.6cm가 자란다.

10세 이후 사춘기에는 연 1.6cm씩 자라는데, 결국 10세 이후 사춘기에 골격이 가장 왕성하게 성장한다.

▲소아골절, 성장판 손상돼 성장장애 발생할 수 있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성장판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골절이다. 전체 골절 20% 가량을 차지하는 성장판 골절은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요즘에 발생할 위험이 높다.

심할 경우 성장장애로까지 이어진다. 성장판은 손상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으므로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성장판이 골절된 후 나타나는 현상은 부위별로 차이가 있다. 어깨나 손목 또는 무릎 주위가 골절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다리가 짧아지거나 변형될 수 있다.

반면 뼈의 길이 성장이 덜한 팔꿈치, 고관절과 족관절 주변의 골절 시에는 길이 성장 장애보다는 긴뼈가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휘는 내-외반 변형이 자주 오게 된다.

결국 정확한 골절 치료와 함께 최소 2년 이상 변형과정 여부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성장판은 연골로 이루어져 있어 단순 엑스레이 검사로는 빈 공간으로만 보인 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장판 손상 후유증 발생을 확진하기까지도 짧게는 2~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려 손상 여부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소아 골절은 골절된 뼈를 맞추고 석고로 일정 기간 고정하면 무사히 치료할 수 있지만 성장판 주위가 손상됐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조기에 치료를 받았더라도 후유증 발생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성장판 조기 폐쇄, 소아비만으로도 유발될 수 있어

소아골절뿐만 아니라 소아비만도 성장판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소아비만이 성장판 폐쇄를 알리는 성조숙증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체지방이 쌓이면 체지방 내 비만세포에서 2차 성징 관련 물질을 다량으로 분비해 성조숙증이 올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09~2013년까지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이 수는 이전 5년의 3배를 넘는다.

특히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통계에 의하면 2015년 기준 초등학생의 비만율은 약 15%인데, 이것은 약 15%의 초등학생들에게 성조숙증으로 인한 성장판 조기 폐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녀의 비만을 예방하고 2차 성징을 늦춰 성장판을 오랫동안 열리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소아 비만 관리는 단순한 체중 감량과 다르다. 성장기 아이들은 물을 많이 마시며 충분한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또 라면, 피자 등 고열량, 고지방, 고염분 음식들은 가급적 피하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성장호르몬 주사, 전문의와의 상담 필요

최근 자녀의 키 때문에 고민이 많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게 할 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일명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원래 왜소증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이다.

같은 연령대에서 키가 하위 3% 이내인 경우나 사춘기 이전의 성장 속도가 1년에 4~5cm 미만인 경우를 왜소증이라고 한다.

한 번 맞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맞아야 하기 때문에 병원을 지속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적절한 나이에 적절한 횟수로 맞아야 효과가 있고 성장판이 닫힌 이후에는 주사를 맞아도 소용이 없다.

부작용으로는 혈당과 콜레스테롤 증가, 부종과 관절통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당뇨나 고지혈증까지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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