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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도 개혁하라는 입시경쟁교육

[성광진의 교육 통(痛)] (사)대전교육연구소장

성광진2017.05.11 17:28:11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너무 많이 변해왔다. 새 정부가 집권할 때마다 이렇게 저렇게 변화를 시도하는 통에 교육이 제 갈 길을 가지 못했다.”
가끔씩 듣는 이런 주장은 교육계에서 그럴 듯하게 파다하다. 그런데 해방 이후 우리 교육은 얼마나 많이 변했을까. 근본적인 면에서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본다.

▲성광진 (사)대전교육연구소장

우리 교육의 기본적인 뼈대는 입시경쟁교육이다. 그리고 이것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성적지상주의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우리 교육은 1980년대까지 학급당 60여 명에 이르는 콩나물교실에서도 주입식 학습으로 인재들을 많이 길러낼 수 있었다. 그 바탕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과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열망이 있었다.

학교 교육의 양적인 팽창으로 대부분의 국민이 중등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대학 진학률도 1990년대 50%대로, 2000년대에는 80%대로 증가하였다. 이는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이다. 이러한 양적 팽창이 1990년대까지는 국가의 고도성장에 이바지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육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지나 않은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입시경쟁 속에서 지나치게 교육비를 지출하게 된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제적 여유를 잃고 노후마저 걱정하는 지경이다. 더욱이 지나치게 팽창한 대학교육은 과잉투자된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진학률은 유럽 국가들은 30~40%에 불과하며, 미국과 일본도 2년 과정들을 모두 합쳐야 60% 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양적 팽창에 비하여 과연 질적 수준은 얼마나 높아진 것일까? 지금 우리의 국가 경제 수준은 최근 10여 년간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우리 국가 수준을 상승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이제는 잘못된 방향으로 지나치게 많은 투자로 인해 오히려 국가 발전에 독이 되고 있지나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현재의 입시경쟁교육으로는 대한민국 미래 기약할 수 없어

지금 이대로의 교육으로 이 나라의 앞날을 기약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 앞에 놓여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과 사물인터넷,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이 고도로 결합된 세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 결과는 경제와 산업 영역뿐 아니라 노동과 문화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혁명에서 선도적인 위상을 갖지 않으면 국가의 장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세계사에서 산업혁명에서 뒤처진 국가들의 운명은 변방으로 내몰려 어려움을 당해야 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는 새로운 교육의 방향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교원단체총연합(교총)은 교육계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교원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는 지금도 진보적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인정하기를 꺼린다. 어찌되었든 양 단체는 함께 대화를 나누거나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교육정책에 관해 합일점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런데 지난 3월 23일 교총은 대선을 앞두고 교육공약 요구과제를 발표하였다. 이 교육의제에는 주목할 것이 있다.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교육정책을 주장하였는데, 복선형 학제 개편과 수능의 자격고사화와 함께 임금차별금지법을 주장한 것이다. 현행 고등학교 체제를 진학 계열과 취업 계열로 분리하여 복선형 체제로 개편하고, 중학교 때부터 소질과 진로를 충분히 탐색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또 맞춤형 고교 교육과정을 강화해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여 소모적인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에서 탈피하자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학생이 선택계열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진로변경을 원할 경우에는 전학이나 전과를 허용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꾸준히 찾아나가도록 길을 터주자고 요구했다. 심지어는 이를 위해 현행 6-3-3학제의 개편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선형 학제 개편·수능의 대입자격고사화·임금차별금지법 시급

더 나아가 학력에 따라 임금이나 승진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능력중심 사회를 조성하자면서 ‘임금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 중심과 사교육비 부담의 고질병을 해소하자고 했다. 또 수능성적은 대입 자격기준으로만 활용해 대입에 대한 수능 영향력을 완화·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소외계층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균등의 제도로 활용하자고 했다.

이러한 복선형 학제 개편, 수능의 대입자격고사화, 임금차별금지법 등은 그동안 진보적인 교육단체들이 주장해온 내용과 같다. 이 세 가지의 교육정책은 지금의 입시경쟁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다.

보수적인 교원단체마저 이러한 정책을 제안하고 나온 데에는 이대로의 교육은 안 된다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이 세 가지 정책을 밀고 나가는데 주저함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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