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박사의 그림으로 만나는 천년 의학여행] <38>아이들을 향한 애정

이승구 선병원재단 국제의료원장 겸 정형외과 과장.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아이가 깊고 편안하고 행복한 잠에 빠져있다. 어머니의 가슴 옷이 조금 열린 것으로 보아 아이가 좀 전까지 엄마의 젖을 빨았나보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는 아이의 사랑에 취한 표정이다. 잠든 아이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따스한 손길로 아이를 어루만지고 있다.

사진 1은 근 200년 전의 작품이다. 작가는 앨버트 사우스워스(Albert S. Southworth)와 조시아 호스(Josiah J. Hawes)다. 세상의 어느 그림도 이들 모자보다 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을 담을 수 없을 것이다.

화가 노만 록웰(Norman Rockwell, 1894-1978)의 인형 진찰 모습은 또 어떠한가?

그림2에서 오랜 의술 경력을 느껴지는 의사가 정장 차림으로 고풍스런 의자에 앉아 있다. 가죽으로 된 진찰가방, 양탄자, 책장에 잘 정돈된 의학 도서들, 촛대, 그리고 그 뒤로 미국 버몬트 주의 의사 자격증이 보인다. 꽤나 잘 갖춰진 외래 진찰실 모습이다.

사진1. ‘어머니와 아이(Mother and Child)’ 1850년, 사우스워스 & 호스 (Albert Sands Southworth & Josiah Johnson Hawes), 개인 소장.

인형이 아프다며 진찰을 의뢰한 어린 소녀의 근심어린 표정이 애틋하다. 자신만만하게 청진기를 인형의 가슴에 대고 신중히 인형의 심장 소리를 듣는 의사의 얼굴표정도 따뜻하다. 할아버지 의사와 어린 소녀의 표정이 대비되면서 즐거움을 주는 그림이다.

의사는 “중한 병은 아니니 따뜻하게 꼭 안아주고, 잘 때도 베개를 잘 놓아 주거라. 이부자리를 목까지 덮어주고, 토닥거려 잘 재우면 내일 아침에는 웃으면서 일어날 게야‘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예술가들의 뛰어난 능력은 타고난 끼 덕분이겠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개인의 후천적 능력 개발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 환경이나 조건, 재료 등이 현대와 많이 달랐을 법한데도 지금을 사는 우리가 감탄하며 감상할 수 있는 예술가들의 재치가 경이로울 뿐이다.

그림2. ‘의사와 인형(Doctor and Doll)’ 1929년, 노먼 록웰(Norman Rockwell),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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