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충청권 기자들과 방중 성과 티타임, "번갯불 콩 너무 잘 구워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깜짝 면담’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이 이번 방중(訪中) 성과에 대해 “번갯불에 콩을 구웠는데 너무 맛있게 잘 구워졌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 국면인 양국 관계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 의원실에서 충청권 출입기자들과 티타임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중국 전·현직 외교 총사령탑인 탕자 쉬안과 양제츠 국무위원을 만났을 땐 사드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시진핑에 문 대통령 메시지 전달..사드 문제는 시간 걸릴 것"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포럼에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특히 이 기간(15일) 시진핑 주석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며 조명을 받았다. 박 의원은 “제 수첩에 기록된 걸 보니까 시 주석과 면담 시간은 10분 정도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번 국제포럼 초청에 대한 감사와 일대일로에 대한 성공 기원,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한 입장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나눈 정상간 통화에 대한 만족과 더불어 문 대통령의 개인 인생 역경, 정치 철학 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시 주석은)문 대통령과 자신이 공통점이 많다고 하면서 문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표현했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를 사드배치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이 관계 복원과 상호 발전을 위한 ‘해빙의 신호탄’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시 주석과의 통화로 첫 대화의 물줄기를 잡았고, 이번에 제가 가서 물꼬를 텄다. 이번에 이해찬 의원이 특사로 가 물꼬를 넓히고, 향후 협상단이 원만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한령', '금한령' 완화 분위기.."극도 긴장감에 잠 못잤다" 고민 토로
‘한한령(限韓令)’, ‘금한령(禁韓令)’ 완화 분위기도 전했다. “국내 기업에 가해졌던 제재조치는 희한하게도 시 주석을 만난 다음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유명 음원에서도 한국 K-POP 차트가 다시 올라오고, 먹통이었던 롯데마트 홈페이지도 다시 가동되고 있다. 교민들이 일체 접촉하지 못했던 곳에서 상담 연락이 오는 것에서 해빙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 대표단장 임명 이후 겪은 남모를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는 “한·중관계가 25년 만에 최악의 상태로 빠지고, 한국 기업이 전 방위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대표단장을 맡았다는 극도의 긴장감은 상상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책임 있는 고위급을 만나지 못했거나 대화가 겉돌았다면 제가 국가의 큰 전환기에 기여를 못한 것 아니겠나. 그래서 출국 전 잠도 못 잤다”고 토로했다.
16일 귀국 이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게 방중 보고를 설명한 박 의원은 “대통령께서 잘 경청했고, 궁금했던 점에 대한 질문도 주셨다. 1시간 정도 보고를 했는데, 끝날 때 박수를 쳐 주셨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첫 공식 외교사절단,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배석자 없이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 첫 케이스였던 이번 박 의원 방중 성과가 얼어붙은 한·중 관계 회복에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