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건설업계, 전년보다 늘어난 발주물량 체감하지 못해
지역의 중견건설업체 A사는 올해 초 만기가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이 업체는 대덕테크노밸리에서 1, 2, 3차에 걸쳐 오피우스를 분양하고 내포신도시에 분양아파트 시행까지 맡았으나 끝내 부도위기를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역 건설업체들은 ‘줄도산’ 가능성이 끝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단기 자금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가 안으로는 수주감소로, 밖으로는 채무 변제로 시달리고 있다.
올해 대전시 및 산하기관, 대전시교육청 건설공사 집행계획이 전년대비 1.8% 증가한 3019억 원으로 추산돼 건설업계의 숨통이 트는 듯 보이지만, 18일 현재 발주로 이어지지 않아 겨울보다 추운 봄을 맞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회장 정성욱)에 따르면 올해 대전시와 5개구청, 대전시교육청에서 올해 발주할 공사계획은 총 3019억 6989만 원으로 지난해 2966억 899만 원에 비해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보면 ▲대전시 1845억 812만 원(전년대비 9.4%↑) ▲중구청 89억 4799만 원(〃 11.4%↓), ▲동구청 105억 2289만 원(〃 23.1%↓) ▲유성구청 259억 7399만 원(〃 22.1%↓) ▲대덕구청 81억 152만 원(〃 97.5%↑) ▲서구청 209억 5757만 원(〃 83.3%↑) ▲대전시교육청 429억 5778만 원( 〃 25.1%↓)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역 건설업체들은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도 수주난 해소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가 조기발주하기로 한 72개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5월과 6월에 발주되기 때문에 지역업체 수주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지역 건설업계의 난제다.
이 여파로 대전 지역 건설사의 30%가량이 올해 수주 ‘0’을 기록하고 있으며 45%은 적정공사비 확보조차 어려운 발주물량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수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 회장은 “지역 업체의 80%이상이 관급공사에 의존에 경영을 해온 터라 관급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며 “이런 가운데 올해 대전 지역 대형공사는 발주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전 회장은 건설경기 침체를 겪는 건설업계에게 도안 갑천친수구역 개발사업과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이 반전할 수 있는 호기임에도 지지부진한 점을 손꼽았다.
전 회장은 “지역 경제가 죽어가는 마당에 지역 건설산업은 규모면에서나 산업연관효과 측면에서 지역내 산업생산과 고용을 유발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산업임에도 일부에서 뚜렷한 대안없이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