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각 인선 발표, 김동연·강경화·홍석현 등 '인연' 눈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내각 인선에서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과 인연을 맺고 있는 인사들을 요직에 배치해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홍석현 외교안보특보 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내각 인선에서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과 인연을 맺고 있는 인사들을 요직에 배치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김동연(60)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또 외교부장관 후보자에는 강경화(62)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 외교안보특보에는 홍석현(68) 한국신문협회 고문을 각각 인선했다.

공교롭게 이들은 반 전 총장과 출신지와 직무, 정치적 연관성을 지닌 인물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인 반 전 총장은 지난 18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 바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반 전 총장과 충북 음성 '동향'

우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반 전 총장과 동향(同鄕)이다.

덕수상고와 국제대(법대)를 나와 서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과 미시간대(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입법고시(6회)와 행정고시(26회)에 동시 합격하고,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냈다.

반 전 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4선. 충남 부여·공주·청양)은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 김 총장을 당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당선 '공신'

다음으로 강경화 장관 후보자는 반 전 총장의 최 측근이다. 서울 출신으로 이화여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이후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제21회 올해의 여성상을 받기도 한 강 후보자는, 반 전 총장보다 먼저인 2006년 유엔 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에 올랐다.

국제기구국 근무 시절 반 전 총장의 사무총장 당선을 측면 지원했고, 구테헤스 현 총장은 원활한 업무 이양을 위해 강 후보자를 정책특보로 기용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정부 출범 이후 첫 여성 외교부장관이 된다.

홍석현, 유엔 사무총장 놓고 반 전 총장과 운명적 관계

경기고와 서울대(전자공학과)를 나와 주미대사를 지낸 홍석현 특보(전 JTBC·중앙일보 회장)는 반 전 총장과 유엔사무총장직을 두고 경쟁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홍 특보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주미대사 직과 함께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까지 내정 받았지만, 2005년 7월 한 공중파 방송이 ‘삼성 X파일’을 폭로하면서 반 전 총장에게 자리를 내준 운명적 관계에 있다.

지난 대선 때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등과 3자 연대를 통한 ‘빅텐트’를 시도했지만, 끝내 뜻은 이루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특사로 파견되면서 새 정부 기용 가능성이 점쳐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외교안보특보에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