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안정세, 불펜 불안 요소, 타선의 집중력 필요

2주간, 4승 2패와 3승 2패. 7승 4패를 기록하며 “위기의 5월”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탔던 한화이글스. 17승 20패, 승패 마진 -3으로 시작하며 5할 승률의 회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첫 만남에서 스윕패를 안겨줬던 넥센과의 원정 3연전이 힘겨워 보이지만 위닝 시리즈를 거뒀던 최하위 삼성과의 주말 홈경기 일정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일 수 있었던 한 주였다. 

하지만 결과는 1승 5패에 그치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중위권 도약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특히, 4위(두산)와 2경기 차로 시작한 지난 주였지만 1승에 그치며 이번 주에는 4위(두산)와의 승차가 5경기 차로 벌어지며 kt에게도 8위 자리를 내주며 9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던 연승은커녕 위닝시리즈도 거두지 못하고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가장 큰 원인은 “불펜진의 부진”과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주 당한 5패 중 무려 3패가 역전패라는 것이 한화이글스가 자랑하는 불펜이 무너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특히 18일(목)에 당했던 넥센과의 9회말 끝내기 만루홈런 역전패와 20일(토), 21일(일) 삼성에 당했던 8:9, 7:8의 역전패는 팀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비야누에바의 복귀와 함께 시작된 선발 로테이션은 배영수, 이태양, 오간도, 윤규진으로 이어지며 모두 5이닝 이상의 피칭을 선보였다. 물론 21일(일) 비야누에바가 벤치클리어링 상황에서 퇴장 당하며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 주 1승을 거두는 상황에서 선발 투수들은 나름의 몫은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주 1승 5패의 가장 큰 원인은 중간 불펜진의 부진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불펜진의 불안으로 다 잡았던 경기들을 내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한화이글스였다. 특히, 믿었던 정우람이 3연투 속에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송창식, 권혁, 심수창 등이 연이어 실점을 허용하면서 잡아야 되는 경기를 잡지 못한 부분이 중위권 도약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마운드 운영 속에서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고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며 가능성을 보였던 영건 김재영이 다시 불펜으로 투입되는 상황이 전개되며 일관된 마운드 운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타선의 집중력에 대한 아쉬움이다. 특히, 삼성과의 3연전에서 수많은 잔루를 기록하며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삼성에게 점수를 내주며 경기까지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하다보면 모든 찬스에서 점수를 낼 수는 없겠지만 3-4번의 찬스에서 한 번의 성공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냉정하게 되짚어 봐야 할 문제이다. 

또한, 이 와중에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최재훈이 햄스트링 부상 악화로 엔트리가 제외되면서 다시 안방이 헐거워지는 상황에 이르렀고 김경언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다시 퓨처스로 내려가고 말았다. 그나마 이성열이 복귀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한화이글스. 이용규의 복귀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상, 하위 타선의 짜임새와 끈질긴 집중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우선, 선발 투수들이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보인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물론, 비야누에바의 퇴장에 따른 징계가 어떻게 내려질지가 관건).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친 박정진과 장민재가 불펜에서 힘을 내준다면 지친 송창식과 권혁이 휴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2군에 내려간 심수창도 다시 조정 기간을 거친다면 복귀 후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선에서는 다시 살아난 정근우와 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김태균을 축으로 꾸준한 하주석, 송광민과 로사리오가 힘을 내준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재훈이 빠진 포수 자리를 차일목과 조인성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또한 양성우, 강경학, 이동훈 등의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몫을 해준다면 상, 하위 타선의 짜임새도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화이글스는 이번 주 6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승패 마진이 –7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시즌 30% 정도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승패 마진이 두 자리에 다다르면서 삼성과 최하위권으로 처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시 반등을 할 수 있다면 중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번 주에 만나야 되는 상대가 선두 기아와 NC라는 것이다. 상승세로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대들이기 때문에 한화이글스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강한 상대를 맞이해서 맞불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면 오히려 더 큰 상승세를 탈 수도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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