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박사의 그림으로 만나는 천년 의학여행] <41>의과대학의 시작과 교과서

의과대학이라고 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대학은 800년대 후반 설립된 이탈리아의 살레르노 의과대학(Schola Medica Salernitana)이다. 이후 이탈리아의 파도바와 볼로냐, 프랑스의 몽펠리에와 파리에 의과대학이 설립됐다.

그중에서도 의학의 선두주자는 몽펠리에 의과대학(Faculté de medicine de Montpellier)으로, 1829년에 교황 니콜라오 4세의 공식 승인을 받았고 매해 의사당 1구씩의 시체 해부를 허락받았다.

의학사를 보면 중세시대에 시작된 현대의학을 위한 발걸음은 여러 유럽국가들 중에서도 이탈리아가 선두였다.

지금도 볼로냐 의과대학을 견학해 보면 500~600년 전에 학문적으로 유명했던 의학 선구자들의 흉상들이 고색창연한 교정과 복도 곳곳에 즐비하다. 그들의 학문적 깊이와 선배 교수들에 대한 존경에 부러움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정맥을 보여주는 해부학 삽화(Anatomical illustration showing the veins)’, 1292년경, 옥스퍼드대 보들리언도서관.

특히 800~900년 전 교수들이 강의하고 집필했던 오래된 교과서들이 지금도 지하 도서관의 저장고에 잘 보관돼 있다. 비록 대출은 안 되지만 특별한 사유를 설명하면 도서관 사서의 입회 아래 잠시나마 볼 수 있어 역시 위대한 역사와 전통의 나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볼로냐 의과대학 설립자인 우고 데 보르고뇨니(Ugo de Borgognoni)와 그의 아들인 데오도리크 보르고뇨니(Theodoric Borgognoni)는 지금으로부터 약 750년 전인 1267년에 외과계 교과서로서는 가장 오래된 <외과술(Chirurigia)>를 편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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