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1년] 안희정 출마 여부에 따라 후보군 ‘극과 극’

지방선거가 1년여 남은 시점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3선도전 여부가 후보군 구성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충남도지사실 문패.

1년 앞으로 다가온 충남지사 선거전. 자천타천 많은 후보군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관건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3선 도전여부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경선 경합으로 안 지사는 대선주자의 이미지를 굳히고 전국적인 지지도까지 얻었다. 때문에 3선 도전에 나선다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강의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안 지사의 3선 도전은 대권 재도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다시 충남도정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에 부딪힌다. 3선 도지사로 자칫 지역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지역 정가에서 안 지사의 3선 도전을 배제한 시나리오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이유다.

안 지사가 3선을 포기한다면, 무주공산이 된 충남도백 자리에는 많은 도전자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에 많은 후보가 몰린 반면 보수진영 등 야당은 상대적으로 후보가 적다. 하지만 충남이 전통적인 보수 강세지역이었다는 점과 지방선거에 대통령 견제심리가 반영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 후보 풍성…청와대 인사 VS 지역 현직 구도

내년 지방선거에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나소열 전 서천군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 김홍장 당진시장, 황선명 논산시장, 전종한 천안시의장.(왼쪽부터)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박수현(52)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에 내정된 나소열(57) 전 서천군수, 복기왕(49) 아산시장, 김홍장(55) 당진시장, 황명선(50) 논산시장, 전종한(51) 천안시의회 의장 등이 거론된다. 후보군이 청와대와 지역 현직 구도로 나뉘고 있다.

공주 지역구 국회의원 출신인 박수현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에 패해 재선에는 실패했지만, 당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안 지사의 경선 캠프 대변인을 지내는 등 안 지사 측근으로 분류되면서 동시에 문재인대통령에게도 신임을 얻고 있다. 아직 본인은 공식입장을 밝힌 적 없지만 당내에서는 출마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소열 전 서천군수는 지난 2014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등 도지사를 향한 포부를 밝혀왔다. 당시 안 지사에게 후보를 양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민주당 세력이 척박한 서천에서 3선 군수에 성공했고,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원외 후보라는 열세를 뒤집고 상대 박수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되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지역 현직 중에서는 복기왕 아산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성공적인 전국체전 개최로 도지사 출마에 탄력을 받고 있는 그는 최근에는 지지자들과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관람하는 등 주변을 정비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천안에서 후보자가 없다면 아산뿐 아니라 이웃 천안시민의 표심까지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전종한 천안시의장의 출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복 시장에게는 악재일 수 있지만, 전 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충남의 최대수부도시 천안의 대표주자로 도지사 출마가능성을 열어뒀다. 타 후보에 비해 인지도 등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도 있지만 천안시민의 민심을 응집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이나 황명선 논산시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안 지사와 남대전고 동문인 김 시장은 지난해 6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기회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도전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안 지사의 고향인 논산에서 재선에 성공한 황 시장 역시 3선 시장과 도지사 출마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현역 중진 국회의원 주춤, ‘박상돈’ 부각

자유한국당 후보군. 이명수 의원, 홍문표 의원, 김태흠 의원, 박상돈 전 의원.(왼쪽부터)

자유한국당은 현역 중진 국회의원들의 이름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3선의 이명수(62·아산갑) 의원과 홍문표(70·홍성예산) 의원은 모두 지난 2010년 도지사 경선에서 쓴잔을 마신 바 있다.

이 의원은 금산군수와 충남도 행정부지사 등 아산시를 비롯한 도내 서남부 시·군까지 고른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늘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2006년 국민중심당 후보로 출마해 새누리당 이완구 전 총리에게, 2014년 당내 경선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각각 패했다. ‘3번째는 될 것’이란 희망섞인 지지와 ‘한계를 보였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내포지역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농업·경제 분야에 정통한 면이 강점인 홍문표 의원은, 도청을 기반으로 한 안 지사와 그의 3농혁신 공약을 정면으로 견제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 만 70세(1947년생)라는 고령과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으로 이탈했다 복귀하면서 당내경쟁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충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재선의 김태흠 의원(54·보령 서천)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그러나 현직이란 신분과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지역의 당 지지율이 낮다는 점에서 출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국회의원 배지를 버리면서까지 도전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히려 원외 박상돈(67) 전 국회의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0년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하면서 당선이 유력시 됐지만 보수진영 분열로 안 지사에게 2% 차이로 석패했다. 아산군수, 보령시장(대천시), 서산시장 등 도내를 두루 아우른 공직경험과 도지사 도전경력, 내년 2월 피선거권 회복 예정이라는 요건이 그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신생 보수진영 인물난…최다선 국회의원 “중앙으로”

왼쪽부터 조규선 충남도당위원장, 김용필 도의원(이상 국민의당), 김제식 바른정당 도당위원장 직무대행,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

신생 정당 중에는 아직 뚜렷한 도지사 후보를 찾기 어렵다. 국민의당은 조규선(68) 도당위원장과 충남도의회 김용필(51·예산1) 의원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에는 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제식(59) 전 국회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밖에 여·야 최다선 국회의원인 양승조(58·더불어민주당·4선) 의원과 정진석(56·자유한국당·4선) 의원도 도지사 후보군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무게 중심을 중앙정치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출마는 불투명하다. 

공직에서는 남궁영(56) 충남도 행정부지사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오랜 충남도정 경력과 안정적인 공직생활, 행정자치부 대변인 등 중앙정부에서의 경험 등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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