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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MB의 덫에 걸린 권선택 시장

[디트의 눈] 친수구역법 폐기법안 냈던 권선택 의원, 시장되더니...

김재중 기자2017.06.15 17:34:52

▲하늘에서 바라본 도안 호수공원 일대. 좌측은 권선택 대전시장. 자료사진


대전시가 갑천친수구역(도안 호수공원) 1,2블록을 민간건설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공공성 침해’ 논란이 벌어졌다. ‘아파트 건설을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민간에 넘겨주는 것은 특혜’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민간매각을 지지하는 찬성론자들은 도안신도시 개발이나 이웃 세종시 개발을 예로 들며, 공공이 모든 개발사업을 도맡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간건설사가 이익을 내야 지역경제에 활력이 돌 것 아니냐는 ‘낙수이론’이 무한 반복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도안 호수공원 사업의 법적 배경인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친수구역법)’은 개발이익을 하천정비와 관리에 활용한다는 공공복리 목적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주택공급이 목적인 다른 도시개발 사업과는 근본목적부터 다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통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 부은 뒤, 개발이익을 회수하겠다며 꺼내놓은 방안이 이른바 ‘친수구역 사업’이었다. ‘개발이익의 공적 회수’가 친수구역 사업의 본질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친수구역법이 제정된 2009년, 민주통합당과 자유선진당 등 당시 야당은 친수구역법 통과에 격렬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친수구역 사업으로 국가하천 주변이 오히려 난개발 되는 등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선두에 서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현 권선택 대전시장이었다. 자유선진당 소속이었던 권선택 국회의원은 2010년에 “국가하천과 주변지역 수질오염, 환경훼손 우려가 크다”며 동료의원 13명의 서명을 받아 친수구역법 폐기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듬해 2011년 국정감사에서 권선택 의원은 국토해양부 장관을 상대로 “하천 주변에 대한 대규모 규제완화는 오히려 난개발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신도시급 수변도시 건설사업으로 변질될 경우 부동산 투기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친수구역 사업추진을 강력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6~7년이 흐른 지금. 친수구역 사업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부동산 투기가 일 것을 경고했던 권선택 의원의 ‘결기’가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개발사업을 강행하고, 심지어 친수구역법의 본질인 ‘개발이익의 공적회수’마저 내팽개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4대강 사업’을 벌였던 이명박 정부의 실책을 샅샅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4대강 사업에 국기문란 수준의 적폐가 녹아들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물론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권선택 시장이 도안 호수공원 사업을 중단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멈추기에 너무 멀리 왔다고 판단했을 터. 왜 중단시키지 못했느냐고 따져 묻기엔 다소의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호수공원 1,2블록 민간매각 결정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지역 공기업인 대전도시공사가 호수공원 개발로 떠안게 된 적자보전을 위해서라도 ‘1,2블록 아파트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데도 권 시장은 끝내 등을 돌렸다. 

도시공사의 적자는 무슨 수로 해결할 것인가. 결국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부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역 건설사가 개발이익을 취하리란 보장도 없지만, 설사 그런 보장이 있다하더라고 그것은 ‘시민의 보혈(補血)’로 이뤄진 개발이익이란 점에서 ‘지역경제 살리기’라 말해선 안된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쳐 놓은 덫에 권 시장이 걸려 든 형국이다. 그 덫에서 빠져 나올지 말지를 권 시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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