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롯데 임원 면담 ‘재협상이냐 결별이냐’ 중대 분수령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대전시가 좌초위기에 빠진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사업 재개를 위해 어떤 해법을 내 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까지 제시된 해법은 모두 세 가지다.

사업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가 롯데컨소시엄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만큼 재공모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고, 계약해지 자체를 원점으로 돌려 롯데컨소시엄과 재협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2013년말 사업공모 당시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지산디앤씨컨소시엄에 사업을 맡기는 방안도 박남일 도시공사 사장을 통해 언급됐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롯데컨소시엄과 재협상하는 카드를 우선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권 시장이 “롯데와 재협상하라”는 이상민 의원(유성을, 민주)의 제안을 일단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권 시장은 22일 밤 부친상 중인 박완주 국회의원(천안을, 민주) 조문을 위해 천안을 방문, 이상민 의원과 모처에서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롯데 고위 임원을 권 시장이 직접 만나 사업의지를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다.

이 의원 주선으로 롯데 송용덕 부회장이 다음 주 대전을 방문, 권선택 시장을 직접 면담할 계획이다. 이번 면담은 대전시와 롯데가 완전히 결별할지, 아니면 극적으로 다시 손을 잡게 될지를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전시 실무진과 도시공사는 롯데와 재협상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돼 있어, 극적인 재협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롯데가 공모지침과 사업협약을 위반한 만큼, 재협상에 나서면 오히려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행정적 관점에서 보면, 어려운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대로 대전시 실무진과 도시공사가 롯데와 결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트뉴스>가 공모지침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지침서 7장 기타 유의사항에 “지침서의 내용은 도시공사와 터미널사업자 상호간의 협의에 의해 수정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도시공사는 KB증권의 컨소시엄 이탈로 롯데컨소시엄이 이미 사업자 지위를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모지침과 협약 변경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때문에 “‘컨소시엄의 구성원 및 지분율은 변경할 수 없다’는 공모지침 내용을 계약해지의 중요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도시공사 주장은 법적 다툼의 소지를 안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지산디앤씨컨소시엄에 사업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임기가 2개월도 남지 않는 박 사장이 권선택 대전시장의 해외출장 중 전격적으로 롯데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무산 논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 정치권은 “권선택 대전시장의 결단만 남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권선택 시장이 롯데와 결별 후 사업자 재공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권선택 시장이 이상민 의원의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하기도 어렵고, 이 의원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해 ‘계약해지’를 없던 일로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롯데측을 만나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겠지만, 결국 재공모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