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권위 내려놓은 교육감에 직원들 이벤트로 화답…김 교육감 “존경한다” 감사
충남도교육청의 직원월례회의가 감동과 웃음으로 가득했다. 26일 교육청 대강당에서 김지철 교육감의 3주년 기념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직원들이 직접 만들며 함께 축하하는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은 축하곡과 함께 직원들이 전하는 장미꽃에 연신 환한 웃음으로 감사를 전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이벤트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대강당에 모인 직원들은 일어나 교육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오색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종이비행기에 둘러싸인 김 교육감은 연신 감사를 연발하며 그 중 두 개를 들어 직원들의 바람을 낭독했다.
이내 자리가 정돈되자 암전속으로 김지철 교육감이 영상을 통해 나타났다. 영상 속 김 교육감의 애교 섞인 인사말이 나오자 대강당은 웃음바다가 됐다. 영상팀의 과감한 편집 덕에 살아난(?) 김 교육감의 모습은 회의 이후에도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계속해서 정형화된 홍보영상이 아닌 김 교육감의 '깨알 아재개그'와 익살스런 연출로 장내는 시종일관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이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교육청의 의지가 담긴 녹도분교의 찬희와 그 가족의 모습. 늦깍이 한글을 배우며 새 희망을 찾았다는 할머니들의 감사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리고 병마와 싸우며 힘없이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김 교육감의 제자 임재신 씨의 힘찬 메시지가 전해지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임 씨는 “아직까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정겨운 우리 교육감님. 3주년 정말 축하드린다”며 “희귀병에 걸린 제가 이렇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시면 짠하실 테지만, 그 덕에 짠하고 선생님 앞에 나타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맑고 큰 눈으로 환한 웃음을 대신했다.
이어 “딸아이의 아빠로서 우리 아이들이 한편의 시와 한편의 그림과 자기들의 꿈을 이야기하며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지낼 수 있는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는 영상메시지가 전해지자 대강당은 먹먹함으로 숙연해졌다.
김 교육감은 잠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직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충남교육청이 학부모에게 칭찬받는 것은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 야단맞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제가 부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을 바탕으로 학생중심, 학생인권보장, 그래서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우뚝 설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르쳐나가 (학생이) 스스로 학습하고 체험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아직 할일은 많지만 여러분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진심으로 존경하고 고맙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