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시장 "되돌리기 어렵다" 송용덕 부회장 "사업추진 원한다" 입장차이만 확인

권선택 대전시장(오른쪽)은 27일 오후 롯데그룹 송용덕 부회장(가운데) 등 롯데 임직원을 만나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무산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했다. 대전시 제공

좌초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재개를 위한 대전시와 롯데그룹 최고위급 만남이 사실상 큰 소득 없이 끝났다. 양측이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극적 타협에 이르진 못했다.

롯데그룹 송용덕 부회장을 포함한 임원진 3명은 27일 오후 3시 30분 권선택 대전시장을 방문 “대전시가 사업성을 확보해주면 우리는 사업을 재추진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선택 대전시장은 “진작 (협약해지 이전에) 의지를 나타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사실상의 결별 통보를 했다.

이들의 만남은 롯데 송용덕 부회장의 고향인 논산과 본관인 은진 송씨 집안과 대전의 인연 등 부드러운 화제로 시작됐다. 그러나 본론에 들어가자마자 이내 싸늘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롯데 측은 자신들의 사업의지 결여가 아닌 외부환경에 의한 사업성 저하가 협약해지에 이르게 된 주요한 원인임을 강조했다.

선우환호 롯데건설 상무는 “(지산디앤씨컨소시엄이 제기한) 소송으로 사업추진이 지연되면서 토지가격 상승, 금리인상, 터미널에 대한 매출수익 악화가 초래됐다”며 “(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와 이 문제를 협의하다가 조건변경이 어려워 협약해지 통보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 “우리도 할 만큼 했다” 소송전 암시

롯데 측에 따르면, 소송 때문에 시행자 지정고시가 21개월, 토지보상이 31개월 지연됐으며 준공계획도 3년 가까이 미뤄졌다는 것. 지정고시와 보상에 대한 책임은 대전도시공사가 지는 것으로, 공사 측에도 귀책사유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다. 롯데는 자신들이 사업추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해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선우 상무는 “지산디앤씨와 도시공사 소송전이 벌어지던 당시, 도시공사측 요청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소송을 지원했으며,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재심의 당시 공사에 보완자료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이제까지 도시공사나 대전시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내용으로, 롯데측 귀책만 강조하고 있는 대전시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다. 도시공사의 ‘이행보증금 50억 원 몰취’에 대한 롯데의 소송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권선택 시장은 직설적으로 ‘협상결렬’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종일관 돌이키기 어렵다는 냉랭한 기조를 유지했다.

권 시장은 “최고(마지막 경고)를 거쳐 계약해지에 이르는 과정이 합법적으로 진행됐다”며 “계약해지 전에 이런 만남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다”고 말했다.

롯데와 파트너십을 다시 갖기 위해서 협약해지를 없던 일로 되돌려야 하는데, 합법적 결정이었던 만큼 되돌리기 어렵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 

자리에 배석한 이상민 의원(유성을, 민주)은 양측 최고위급의 ‘대승적 결단’을 수차례 촉구했다.

이 의원은 “대전시나 롯데의 실무자들에게 문제를 맡겨서는 책임소재 때문에 검토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며 “권선택 대전시장과 송용덕 롯데 부회장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 시장은 이 같은 이 의원의 제안에도 “제한조건이 너무 많아 재량이 별로 없다”는 말로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양측은 20여 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이처럼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추후 협의에 대한 언급 없이 자리를 마무리했다.

면담 이후 송용덕 롯데 부회장은 <디트뉴스>와 대화에서 “대화를 계속 이어가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희철 롯데건설 부사장은 대전도시공사가 제기한 ‘이행보증금 50억 원 몰취’ 방침에 대한 맞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토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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