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통일과 시황제

진왕은 전장에 나가있던 장군들에게 곳곳에 남아있던 잔당들을 모조리 토벌하여 서둘러 평정할 것을 명했다.

따라서 장군들은 진 제국에 반기를 들거나 기존 국가를 복원시키려는 무리가 있는지 천하를 색출하여 유사한 의사가 있는 자들을 모조리 잡아 참했다.

전쟁은 끝이 났지만 공과에 따른 평정작업이 한동안 지속됐다. 고을마다 피바람이 불었고 백성들은 떼로 몰려다니는 진나라 병사들의 눈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약간의 세월이 지난 뒤 태위로부터 천하가 평정되었다는 보고가 진왕에게 올라왔다.

“대왕마마. 앙축 드리옵나이다. 그동안 우리 대군이 정벌한 전 지역에서 폭도의 잔당들이 모두 토벌 되었나이다.”

진왕은 태위의 보고를 받고 조당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크게 웃었다. 그가 그렇게 큰 소리로 웃는 것을 그 누구도 일찍이 보지 못했다.

조당에 모인 신하들이 하나같이 목청을 높이며 “진나라 만만세”, “진왕 만만세”를 연이어 주창했다.

그동안 그토록 갈구했던 천하통일이 이루어 진 것이었다.

진왕은 용상을 박차고 일어나 두 팔을 높이 쳐들고 “진나라 만만세”를 여러 차례 외쳤다.

감개가 무량했다. 권좌에 오른 지 39년, 정벌에 나선지 12년 만에 천하를 통일 한 것이 감격으로 북받쳐 올랐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장수를 잃었으며 또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죽어갔는가. 돌이켜보면 그 통일은 숱한 사람들의 피의 대가라는 말로밖에 형언할 수 없었다.

그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자 조당에 모인 문무백관들도 다 같이 고개를 떨구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당은 물론 온 궁성이 흥분의 도가니였다.

이런 소식이 궁밖으로 전해지자 함양성 여기저기서 대나무에 목탄가루를 넣어 만든 폭죽이 터졌다. 백성들은 너도 나도 집밖으로 나와 진나라 만세와 진왕 만세를 외쳤다.

백성들이 천하통일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사이 진왕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경들은 들으시오. 드디어 우리가 천하를 통일했소. 5백여 년간 숱한 군왕들이 이루려 했던 그 천하통일을 드디어 우리가 이룩한 것이오. 우리는 그동안 숱한 전쟁를 통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소. 또 얼마나 많은 군사들과 백성들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어갔소. 하지만 이제 우리는 온 천하를 하나로 만들어 대제국의 위업을 달성했소. 이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오.”

진왕은 신하들에게 풍성한 음식을 장만하라고 명하고 하늘과 조상께 성대한 제사를 올렸다. 그 자리에서 진왕은 통일 대업이 드디어 이루어졌음을 만천하에 공포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