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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왕 된 권선택 시장 변해야 산다

[김학용 칼럼] 이름 석 자가 ‘경청’이었던 권 시장의 현실

김학용 주필2017.06.30 16:47:14

지난 선거에서 권선택 시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탁월해 보이는 소통 능력이었다. 선거 초반 인지도에서도 지지율에서도 당선 가능성은 희박했다. 집권 여당을 강타하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그의 소통 능력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고 본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내세운 경청’에 공감했다.

정치인에게 - 일반 지도자들에게도-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 경청할 줄 모르는 자는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불통 지도자가 성공하는 힘들다. 간혹 그렇게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능력보다 운일 것이다. 지도자가 소통 없이 성공을 바라는 건 복권당첨을 바라는 것과 같다. 거액 복권당첨은 축하받을 일이나 그것 때문에 존경받지는 못한다. 

경청이 중요한 이유는 정치인의 역할에 있다. 세상사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둘만 모여도 의견이 다르다. 풀지 않으면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다. 지역사회에도 나라에도 크고 작은, 그러나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갈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책임지고 풀어내야 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대전시 문제는 대전시장이 최고의, 최종 책임자다.

소통왕으로 당선된 권선택 시장의 불통왕 전락

다른 건 몰라도 권 시장이 그건 가장 잘할 것으로 보였다. 지금 권 시장이 처한 상황은 기대와 너무 다르다. 대전참여연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갈등관리를 못한다’고 응답했다. 51%는 ‘전혀 관리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각한 수준이다. 특정 매체를 수단으로 한 조사여서 객관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대전시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의 응답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요즘 대전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여론조사가 필요 없을 정도다. 유성복합터미널, 도시철도 2호선사업 등 지역의 대형현안들이 줄줄이 제동이 걸려 있다. 제대로 되는 사업이 거의 없다. 여론조사가 좋게 나온다면 그게 이상할 것이다.

이 정도면 지금 대전시장의 리더십은 거의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시장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대신해주길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시공무원들이 시장 말을 안 듣는다는 얘기가 또다시 부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보면, 유성복합터미널사업 중단도 터질 게 터진 것이다.

권 시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제 그는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어떻게 말하든 그는 위기다. 그도 대전시도 위험에 빠져 있다.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대법 확정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살아날지 시장 자리에서 물러날지는 알 수 없다. 시장이 현직에 있는 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전시도 살리고 자신도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권 시장, 이제라도 바뀌어야 미래 있어

효과적인 활로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우선은 인사부터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권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 한 것은 첫 산하기관장 인사 때부터였다. 많은 비판 속에 강행된 잘못된 인사들이 결국 시장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권 시장은 잔여 임기가 얼마가 되든 인사부터 제대로 하는 걸 보여야 회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권 시장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일이란 최선을 다해도 여건이 안 되면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인사는 전적으로 인사권자가 맘먹기에 달렸다. 그래서 더 멋대로 인사를 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인사는 일과 시장 자신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금석이다. 인사가 엉터리면 공무원들부터 시장을 존경하지도 믿지도 않는다. 시장 리더십은 떨어지고 종당에는 시정 마비상태까지 빠지게 된다. 지금 거의 그 수준이다.

가짜 말고 진짜 소통을 해야 한다. 홍보비 가지고 입 틀어막는 가짜 소통은 한계가 있다. 일시적으로 ‘약발’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시장의 리더십과 인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권 시장은 본래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가 내세웠던 경청은 거짓이 아니었다고 믿는다. 이제라도 그 솜씨를 되찾아야 한다.

시장은 자신이 살기 위해 시민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시민의 미래가 걸린 문제는 정말 내집 일처럼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시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알려준다. 잔여임기가 1년이 못된다고 해도 시장은 시민에겐 중요하다. 단 하루 시장을 하더라도 시민들에게 떳떳해야 한다. 이게 끝내, 진정 승리하는 방법이고 오래 남는 시장이다.

시장도 대통령도 실수는 있는 법이다. 권 시장은 변해야 한다. 우선 마음만이라도 달라져야 한다. 시장의 진심과 열의가 느껴지면 다시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제대로 열심히 하겠다는데 왜 지지하지 않겠는가? 권 시장은 이제라도 제대로 해봤으면 한다. 너무 늦었고 비현실적일까? 때론 비현실적인 방법만이 현실을 타개하는 유일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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