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6년전 천안지청장 재직시 <디트뉴스> 인터뷰...'따뜻한 검찰개혁' 기대

그와의 인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이었고, 나는 천안지역 취재기자였다. 작은 키에 수더분하게 생긴 그는 검사라기보다 이웃과 같은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위압적이라는 편견이 강한 검사보다 ‘엄마’의 자상함과 푸근함이 진하게 풍겼다.

사실이 그랬다. 그는 천안지청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지역사회 부적응 학생들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활동에 꽤나 열성이었다. 그와 첫 만남도 검찰청이 아닌 교육청이었다.

그를 첫 인터뷰했던 날은 새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한 달 여가 지난 2011년 4월의 어느 날, 천안교육청 'Wee센터'에서다. 'Wee센터'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일정기간 교육해서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힐링 캠프’로 지금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는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마침 그 날은 장소도 그러하거니와 주제 역시 ‘사건’이 아닌 ‘교육’이라는 데서 인터뷰가 성사된 것으로 기억한다. (본보 2011년 4월 15일, 조희진 지청장 “내 아이도 학교 적응 못한 적 있어”) 

당시 현직 지청장으로는 처음으로 센터를 방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역 학생회 임원들을 검찰청에 초청해 견학 시켜준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Wee센터 아이들도 기대하고 보여준 적이 있는데, 소통이 잘 안됐다. 부적응 학생들이다 보니 산만하고, 통제도 어려워 (내가) 직접 찾아왔다.”

그러면서 학교 적응을 하지 못한 자신의 아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밝힌 뜻밖의 가정사에 적잖이 놀랐다. 그는 “제겐 고3 아이가 하나 있다. 형제끼리 지냈으면 사회성이 길러졌을 텐데, 혼자라 그런지 순하게만 컸다. 아이가 유치원 때 남편을 따라 외국 유학을 다녀왔다. 1학년 2학기 때 돌아와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글을 몰라 힘들어했다”고 고백했다.

그런 아들을 그는 운동을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면서 ‘소통’에 중점을 두고 키웠다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정신적으로는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기댈 곳이 없다”고 몸소 체득한 경험을 교육현장에 활용했다. 요즘 말로 따지면 ‘재능기부’였던 셈이다.

의정부지검 홈페이지 조희진 지검장 인사말.

그의 고향은 충남 예산이다. 어릴 적 서울로 이사해 고등학교(성신여고)와 대학교(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사법시험 29회(연수원 19기)에 합격하며 검찰에 입문했다.

그리고 2010년 ‘여성 최초 지청장’으로 임명받아 천안지청에서 지청장(43대)을 지냈다. 1년의 지청장 생활을 마친 뒤에는 첫 여성 검사장으로 영전하는 등 ‘여성 1호’ 역사를 써갔다.

지난 3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그를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 조직을 이끌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추천했다. 그는 조희진(55) 현 의정부지검장이다. 검찰총장 후보에 여성 추천도 이번이 최초다. 최종 임명될 경우 검찰 69년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다. 딱딱하고 경직된 검찰 조직에 부드러움으로 소통하며, ‘따뜻한 검찰개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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