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인터뷰서 “대전발전 견인차 역할 원했는데, 뜻대로 안됐다”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자료사진

퇴진압박을 받아온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11일 저녁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무산과 관련해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데다, 노동조합이 사장 퇴진운동의 수위를 높여 출근저지 압박에 나선 점, 대전시가 감사를 통해 ‘경고처분’을 내린 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사의표명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남일 사장은 12일 <디트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사의표명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해 주면서 “수리 여부는 인사권자인 권선택 시장의 소관사항이므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임기를 1개월 남겨놓고 사의를 표명할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재임기간 사심없이 성깔대로 (도시공사를) 끌어왔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일했다”며 “대전시 발전에 역동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되는 부분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유성복합터미널 무산 사건과 관련해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것에 대해서는 억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지산디엔씨컨소시엄이 제기한) 재판에서 승소했고, 인허가 다 받아냈고, 돈(사업비)까지 다 마련했는데 소(롯데컨소시엄)가 말을 안 들었다”며 “소가 나자빠지면 소를 바꿔서 일을 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기업도 잘라버리는 용단이 있구나, 언론에서 오히려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사장은 도시공사 직원들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그는 “철밥통 기질을 버려야 한다. 그런 자세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대전발전에 기여하는 원동력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공사가 벌여온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사업,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사업, 대전시립병원 건립 사업 등은 시민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라며 “공사를 떠나더라도 좋은 의견이 있으면 계속 개진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박 사장은 공사 노동조합이 출근저지 투쟁에 나선 지난달 26일부터 병가를 내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무산과 관련해 도시공사 감사에 나섰던 대전시는 박남일 사장에 대해 ‘경고처분’을 요구했으나, 도시공사는 박 사장이 병가 중인 관계로 이사회를 열지 못했다. 결국 박 사장이 사의표명에 나서면서, 도시공사 내외부에 일었던 불협화음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혁 도시공사 노조위원장은 박 사장의 사의표명 소식에 "잃어버린 3년, 도시공사를 어떻게 정상으로 최대한 빨리 돌려놓을까 하는 생각 밖에 없다"며 "워낙 중요한 현안들이 많지만, 25년 쌓아 왔던 경험과 시스템이 있으니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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