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개 업체 수의계약 61%로 예년보다 많아져

대전시교육청이 인쇄물의 절반 이상을 3개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준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61%를 3개 업체와 계약했다.

<디트뉴스>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말까지 5년간 대전교육청이 발주한 100만원 이상 인쇄물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해 말 보도했는데 3개 업체가 50% 이상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에는 800여개의 인쇄 관련업체가 있는데 대전교육청은 이들 3개 업체와 전액 수의계약으로 인쇄물을 발주했다.

가장 많이 수주한 A업체는 지난 5년간 24.4%인 8억5,542만원을 가져갔고 B업체는 13.6%인 4억7,609만원, C업체는 12.3%인 4억3,196만원을 수주했다. 이들 업체가 5년간 수주한 금액은 17억6,300여만 원이었다.

대전교육청 5년간 3개 업체에 인쇄물 50% 18억 상당 수의계약

이를 두고 지역의 인쇄업자 사이에서는 교육청이 특정업체에 수의계약 형태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한 인쇄소 대표는 "A, B, C업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몇 개 업체가 교육청 인쇄물을 독차지하고 있다"면서 "대전에 인쇄업체가 800곳이 넘는데 어떻게 3개 업체가 교육청 인쇄물의 절반 이상을 독점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본보 보도가 나가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는 "업체들과 교육청 간의 커넥션 의혹은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져 왔지만 상세 거래내역까지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며 "업체 대표가 교육감 선거 때 자금을 댔다는 설과 교육청 관료와의 유착 등 소문이 많다"며 '수상한 일감 몰아주기'라고 의심했다.

그러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간부회의를 소집해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특정업체와 인쇄물을 수의계약 할 수 있느냐"면서 "주민과 업자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교육청에서 하는 계약과 관련해 한 치의 의혹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당시 설 교육감은 업자들과의 유착설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는 업체들의 대표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라며 "교육감 선거 때 후원했다는 식의 소문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전시교육청의 2012~2017년 상반기 인쇄물 수의계약 현황.
대전교육청 작년 12월 한 달간 3개 업체에 전체 인쇄물의 50% 발주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전교육청은 올해 발주한 인쇄물 1억7,115만원 중 A업체에 24.7%인 4,231만원을, B업체에 35.1%인 6,011만원, C업체에 1.0%인 169만원을 발주했다.

이들 3개 업체에 대전교육청이 발주한 인쇄물은 전체물량의 61%였으며 이들 업체는 지난해 12월에도 전체 물량의 50%를 수주해갔다. 금액으로는 올해 상반기 6개월 간 발주된 인쇄물보다 지난해 12월 한 달 발주한 물량이 배 이상 많았다.

새해 업무계획과 분석자료, 사례집 등 12월의 인쇄물은 올해 상반기 6개월 발주량의 2배를 넘는 3억5,737만원이었다. 이중 A, B업체가 각각 17%인 6,000여만원을, C업체가 16%인 5,600만원을 수주했다.

이들 3개 업체는 수년간 대전교육청 인쇄물을 도맡아 한 곳으로 2012년에는 교육청 연간 인쇄물의 50% ▲2013년 59% ▲2014년 50% ▲2015년 52% ▲2016년 40%를 수주했다. 올 상반기에는 예년보다 많은 61%를 3개 업체가 독식했다.

지난 2012년, 2013년 대전교육청과 인쇄물을 수의 계약한 업체 수는 31개였으며 2014년 34개, 2015년 37개, 2016년 42개였다. 올해는 22곳에 불과하며 이들 업체들은 보통 2~3건 정도 수주해 갔다.

이에 비해 A업체는 올해 상반기 13건, 지난해 12월 한 달만도 13건을 맡았다. B업체는 올 상반기와 지난해 12월에 각각 12건을 했고 C업체는 올 상반기 1건, 지난해 12월 13건이었다.

대전교육청 2,000만원 가까운 인쇄물도 수의계약

이들 업체의 계약금액을 보면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수의계약 제한선인 2,000만원에서 조금 모자라는 1,955만원까지 있었다.

지난 5년간 대전교육청은 ▲대전교육정책 학부모 모니터단 출범식 위촉장 및 연수자료 인쇄 1,955만원 ▲신입생 학부모 도움서 1,875만원 ▲초등학생 진로교육 자료 1,867만원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2, 3급) 핸드북 1,860만원 ▲장학자료 '토마토 친구들' 1,827만원 등 2,000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인쇄물들을 수의계약 한 바 있다.

설 교육감은 지난해 말 본보 보도를 보고 "긴급하거나 보안이 필요한 인쇄물, 금액이 너무 적어 경쟁입찰을 할 수 없는 경우 등 특별한 경우라면 몰라도 2,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수의계약 하는 관행은 고쳐야 한다"며 시정을 지시했었다.

하지만 2,000만원 가까운 인쇄물을 수의계약하는 대전교육청의 관행은 올해도 여전했다.

2017학년도 학교로 찾아가는 반딧불이 진학설명회 자료집 발간에는 1,678만원이 소요됐고 ▲2017 과학영재교육 홍보용 다이어리 1,642만원▲2017주요업무계획 1,612만원 ▲2015개정 교육과정 안내 자료 1,483만원 ▲2017 상반기 교직원수첩 발간에 990만원이 들었다.

대전교육청 “2,000만원 넘으면 경쟁입찰… 그 이하는 수의계약”

이처럼 특정업체에 인쇄물이 집중 발주되는데 대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각 과별로 인쇄물을 발주하다보니 어느 업체가 얼마나 수주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전년에 인쇄물을 했던 업체에 올해 다시 의뢰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일부 업체에 몰린 것 같다"고 했다.

수의계약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예산 7,100만원의 2015개정 교육과정 초등 총론 해설서 인쇄의 경우 조달청에 의뢰해 (사)한국장애인문화인쇄협회와 수의계약 했다"면서 "2,000만원이 넘으면 당연히 공개경쟁입찰을 하지만 그 이하여서 각 과에서 수의로 발주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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